대형 풍력발전기가 강풍에 날개가 부러진 채 석 달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또다시 바람이 불 경우 부러진 날개가 인근 농지와 민가까지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 풍력발전기 1기는 블레이드(날개) 3개가 모두 부러진 상태다. 이 풍력발전기는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11시쯤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날개가 부러졌으며 부러진 날개 파편은 인근 지역에 떨어졌다. 풍력발전기는 높이가 82m로 파손된 날개 부분은 직경 32m, 무게만 6t에 이른다. 맹동산 풍력발전단지는 지난 2009년 조성됐으며 스페인 풍력발전사인 ㈜악시오나가 1.5㎿급 41기를 준공해 현재 상용 발전 중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석 달이 되도록 떨어진 파편을 제거하거나 부러진 날개를 보수하는 등의 후속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파손된 날개 파편 일부가 300~400m 인근으로 날아간 점을 감안하면 급작스런 돌풍이 불 경우 남아있는 발전기 날개가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더구나 사업자 측이 지난달 18일 설명회를 열었지만 정작 스페인 본사 기술자와 전문가들은 참석하지 않아 설명회가 도중에 무산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지역인 석보면 삼의리 주민 등 10여 명은 풍력발전기의 가동 중지와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석보면 일대에 내걸었다. 또 영양풍력발전기 전 구간을 즉시 가동중지하고 날개 재질 불량이나 부실 시공일 경우 전면 교체 후 가동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영양군과 사업자 측에 3차례에 걸쳐 발송하기도 했다.
발전기와 불과 50m 떨어진 곳에 밭을 둔 유학균(40) 씨는 "농번기에 접어들면 온종일 농사일을 하는데 언제 날개 꺾인 풍력발전기가 날아올지 몰라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악시오나 에너지 코리아 김대용 과장은 "현재 본사 기술인력팀이 도착해 발전기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며 "대형크레인, 기후조건, 안전규정 등의 문제로 원인규명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명확한 원인규명과 안전대책 마련,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악시오나는 오는 2015년까지 맹동산 풍력발전단지에 풍력발전기 60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또 STX에너지㈜가 무창리에 2.0㎿급 풍력발전기 19기를 건설하는 등 국내 최대 풍력발전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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