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8세의 남성이 배기량이 적은 49㏄ 저속 사륜 오토바이를 술을 마신 채 면허 없이 몰았다면 무면허 음주운전에 해당할까.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재형)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바퀴가 4개 달린 배기량 49㏄ 다륜형 오토바이인 일명 '사발이'를 운전한 혐의(음주운전'무면허운전 등)로 기소된 A(59) 씨에 대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기량이 적다고 해도 49㏄ 원동기를 장착하고 있는 만큼 도로교통법상의 '자동차 등'에 해당해 음주운전으로 봐야 한다"며 "또 당시 나이가 만 58세라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낄 정도의 연령대에 이른 교통약자로서의 고령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만큼 무면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여러 차례 음주운전 처벌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음주, 무면허운전을 반복한 것은 죄가 가볍지 않지만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그리 높지 않았고, 크기와 배기량이 적은데다 최고속도가 20㎞ 이하로만 운행할 수 있는 4륜 오토바이를 운전한 점 등을 감안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고용시장 안정 등을 위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등에 고령자를 55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상 고령자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법에 만 6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 갱신 발급 기간을 통상의 10년보다 짧은 5년으로 단축해 고령에 따른 운전능력 저하 문제를 대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반대로 65세 미만의 운전자는 그 이하 연령대의 운전자들과 운전 능력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코올농도 0.096% 상태에서 배기량 49㏄ 다륜형 오토바이를 타고 영천시 한 도로를 200m 정도 운전했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돼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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