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이자 마진(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한 자산총액으로 나눈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을 제외하면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2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9조원으로 2011년 11조8천억 원에 비해 23.2% 감소했다. 게다가 당기 순이익이 줄어드는 양상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 2조8천억원이었던 당기 순이익은 2분기 2조1천억원, 3분기 2조원, 4분기 1조5천억원으로 계속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동반 하락이 당기 순이익의 급감을 초래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은 38조1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조원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고 순이자 마진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2011년 2.96%에서 지난해 2.61%로 축소되었으며 같은 기간 순이자 마진도 2.3%에서 2.1%로 하락했다. 순이자 마진은 2009년(1.98%)을 제외하고 과거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이자 이익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비이자 이익은 3조9천억원으로 2011년 8조5천억원보다 54%(4조6천억원) 줄었다. 주식시장 침체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과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2011년 5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2조3천억원으로 55%(2조8천억원) 감소했다. 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2011년 2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5천억원으로 8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총자산 순이익률(당기 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과 자기자본 순이익률(당기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지난해 각각 0.49%, 6.41%로 전년에 비해 0.17%포인트, 1.99%p 하락해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국내 은행의 수익 여건이 악화되자 금융감독원은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은행의 수익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경기 절감 노력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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