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시1-눈 오던 날

박선민(대구 달서구 유천동)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오후

아이들은 신이 나서 눈 위를 뒹굴고

건너편 슈퍼 앞

싸리비로 휙휙 눈을 쓸어내는 아주머니

화단의 소나무에

소복이 쌓인 함박눈

초록은 순백을 받들어

찬양하듯 바람에도 끄떡없다.

지상에 내린 순백의 꽃송이

툭 건드려 보지만

어느새 몽실몽실

쉬이 떨어질 거면 피지 않았다는 듯

비록 싸리비를 들었지만

이 순백의 꽃송이에 감탄하며

아주머니 허리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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