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딸 "그냥 편지했어"
딸에게.
대학 신입생이 된 스무 살 때부터 너는 서울에, 엄마는 대구에 서로 떨어져 살게 된 것이 벌써 10년째구나. 대학을 졸업한 너는 한숨도 눈물도 많았던 취업준비생 기간을 당당히 버텨내고 이제는 어엿한 3년 차 직장인이 됐지. 앳된 스무 살 아가씨가 스물아홉이라는, 꿈도 고민도 참 많을 나이가 됐어.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그냥'이야. 싱겁지? 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너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이따금 저녁이면 짧은 전화 통화도 하지. '그냥'이라는 이유로.
하지만 이렇게 긴 글을 적는 편지는 참 오랜만인 것 같아. 네가 태어났을 때, 육아일기에 일기 글처럼 너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어. 그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 네가 엄마에게 처음 쓴 편지도 기억이 난다.
일곱 살 적에 유치원에서 어버이날에 카네이션과 함께 삐뚤삐뚤한 글씨를 엽서에 적어 귀여운 두 손으로 엄마에게 건네줬지. 이후에도 이런저런 계기로 너와 엄마는 편지를 이따금 주고받았던 것 같아. 하지만 네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말수가 적어졌고, 또 보충수업을 듣고 학원에 다니느라 바빠졌고, 엄마도 밖에 나가 일을 하게 되면서 편지를 주고받기는커녕 대화조차 적어졌지. 그러다 네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계속 서울에 살게 되면서 짧은 문자메시지나 전화 통화를 주고받기는 했어도 긴 편지글로 깊고 정감 어린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그냥' 편지를 써 본다. 별다른 내용은 없어. 엄마는 '그냥' 우리 딸 사랑하고 소중해. 곧 설날이네. 그때 보자.
성미정(경북 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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