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의 불법 대출(본지 5일 자 5면 등 보도)과 관련, 불법 대출된 돈의 상당 부분이 대아그룹 창업주 황대봉(83) 씨의 셋째 아들 황인철(57) 대아그룹 부회장 소유의 나이트클럽 운영자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현재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자금이 대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나이트클럽에 흘러들어 간 정황을 잡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5일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대아상호저축은행이 63억원, 대원상호저축은행이 131억원 규모를 대아그룹 측에 불법 대출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자금 중 50억원가량이 나이트클럽의 인수 및 운영에 쓰였다는 정황을 확보하고 나이트클럽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현재 나이트클럽에 투자된 불법 대출자금의 정확한 금액 및 용처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아그룹 측이 나이트클럽 운영에 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저축은행 고객을 비롯한 지역 일각에서는 포항의 대표적 기업이 불법 대출한 돈으로 유흥'향락산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아상호저축은행 고객 A(41'포항 남구 대잠동) 씨는 "자금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하는 기업이 서민들의 쌈짓돈을 나이트클럽 운영에 썼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며 "투명한 기업투자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야지, 나이트클럽 운영에 돈을 투자했다고 하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포항의 한 기업인은 "담보가 부실하거나 법으로 금지된 대주주 등에게 불법 대출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며 "만약 대아그룹이 대아고속해운이나 울릉대아리조트, 경주컨트리클럽 등에 투자해 은행 건전성을 높였다면 이번 불법 대출에 대한 비난이 이처럼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아그룹 한 관계자는 "항간에 수백 억원이 넘는 돈을 불법 대출해 카지노 등에서 도박으로 썼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실제 대출한 돈은 50억원에 불과하며, 이 돈은 황 부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나이트클럽 운영을 정상화하는데 대부분 쓰였다"며 "불법 대출은 잘못이지만, 나이트클럽에 투자한 것 자체는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한편,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과 함께 불법 대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일상호저축은행은 '저축은행의 부실 경영을 막기 위해 대출을 했다'고 서면으로 소명 자료를 제출했으며, "법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처벌을 감수한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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