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뇌졸중 병력…2005년 선출때부터 건강 우려

퇴임하는 베네딕토 16세

베네딕토 16세(85)의 본명은 '요제프 알로이스 라칭거'로 1927년 4월 16일 독일 바이에른 주 마르크틀암인에서 경찰관인 요제프 라칭거와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 마리아 라칭거의 2남 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신학 박사로서 1960년대에는 독일 프라이징 신학대와 튀빙겐대학 등에서 신학을 강의했다. 그는 또한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딕토 16세는 전 세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기부하는 자선단체 라칭거 재단의 창설자이자 후원자이기도 하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005년 4월 19일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교황으로 선출됐을 당시 그의 나이는 78세로 1730년 교황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동안 선출된 교황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교황이며, 지금의 네덜란드 지방 출신인 교황 하드리아노 6세(1522~1523) 이후 최초의 독일인 교황임과 동시에 교회 역사상 여덟 번째 독일인 교황이다. 11일(현지시간) 고령에 따른 직무수행의 어려움을 들어 사임을 발표함으로써 교황 임기를 7년 9개월여 만에 마감하게 됐다.

요한 바오로 2세와 같은 카리스마는 없지만 명석하고 신념이 강한 학자이며 유능한 행정가이자, 일곱 개의 명예박사학위와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히브리어 등 10개국 언어로 소통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21세기 최고의 신학자이며 유럽의 최고 지성'으로 칭송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고령에 뇌졸중 병력까지 있어 선출 당시부터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랐다. 베네딕토 16세는 1991년 8월 첫 뇌졸중을 일으킨 이후 심한 현기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교황에 선출되기 이전 은퇴를 계획하던 중이었으며 교황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이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재임 중 선진국에서 퍼져가는 기독교 신앙의 쇠퇴와 세속화의 풍조를 막으려면 유럽이 먼저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성애, 이혼, 인간복제 등에 반대했으며 해방신학,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교회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취임 이후 바오로 6세 이후 폐지했던 교황의 의상을 다시 착용했다. 그는 가톨릭교회와 인류를 위해 구제를 베푸는 하느님의 사랑을 묵상할 것을 가르치며 "사랑의 활동에 참여하는 많은 그리스도인 사이에 증대하는 세속주의와 행동주의에 직면하여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여야 할 때이다"라고 강조하였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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