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던 포드사의 모토는 'Quality is job No.1'(품질 지상주의)였다. 이 구호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포드는 물론 시장에서도 '큰 히트'를 기대했다. 최고의 품질은 최대의 매출과 직결될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고의 품질로 무장한 포드사의 자동차는 하나둘씩 창고에 쌓여 갔다. 품질 지상주의의 실패 요인은 장사의 기본적 요소인 마케팅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제품의 품질은 시장을 공략하는 일부에 불과하지 전부인 것은 아니었다. 과장해서 말하면 품질은 의미 없는 단어다. 품질이란 생산자가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에 일단 발을 들여놓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만족스러운 품질이 필요하다.
품질이란 기본으로 넘어야 할 선에 불과하고 그 정의도 고객에 따라 상대적이다.
고객들이 어떤 품질을 기대하고 있고, 그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고객이 수긍할 만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가를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기업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경제전문가들은 "고객이 30초 만에 붙는 강력 접착제를 원하는데 왜 10초 만에 붙는 강력 접착제가 '더 품질 좋은' 물건이 되는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20개의 기능을 갖춘 전화기는 자주 사용하는 세 가지 기능을 가진 전화기보다 절대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고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소비자가 당신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제1목표이다. 그리고 그 소비자가 또 한 번 구매를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기업의 지상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중심주의로 회귀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행복을 파는 마케팅이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짬짜면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체 모를 음식의 탄생이었으나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고통을 감소해 준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치킨'도 그런 맥락이고, 육가공 업체인 선진포크의 '반반 팩'이란 이름으로 한 팩에 삼겹살과 목살 등 돼지고기 두 종류를 함께 포장하여 출시한 상품도 그렇다.
마케팅은 '물건을 파는' 단순한 의미에서 '고객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뜻으로 변해 가고 있다. 고객의 불편한 점, 힘든 점, 어려운 점을 찾아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게 바로 마케팅의 본질인 셈이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상품이나 서비스, 이른바 히트 상품을 잘 살펴보면 예외 없이 우리의 고통과 고민, 고충을 해결해 주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판매담당자가 고객의 친구이자 도우미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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