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가격,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기업들은 고민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 구매력을 끌어올릴지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우선 내가 필요한 고객이 아닌, 나를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공급자들은 내가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주목했다. 그들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계산기 두드리기에만 바빴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가장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고객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른바 '선의후리'(先義後利)다. 고객들은 '착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만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고객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에도 기업들은 공감한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켜야 한다. 파워브랜드를 만들고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 이전에, 어떻게 하면 고객의 불편한 점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필요한 시대이다.
일본 3대 경영의 신(神) 중 하나로 불리는 교세라 그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대의명분이 있어야만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돈을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사업을 하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느냐가 신규 사업 진출의 첫 번째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이 아닌 '공정한' 가격에 훌륭한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업이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공정한 가격'에 주목해야 한다. 투자한 금액을 앞세우며 비싼 가격을 당연한 훈장인 양 여기는 기업에 고객은 등을 돌린다. 눈곱만큼의 가격 인상 요인을 침소봉대해서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기업들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도 매섭다. 소비자의 평가가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는 세상에서 소비자들을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해 졌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