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희망 힐링펀드' 대출 실적 저조 이유는 '홍보 부족'

금융피해 저소득층에 긴급생활자금 지원 취지…대출실적 대구 18명 지방선

금융 피해를 당한 저소득층에게 긴급생활자금 등을 지원하려고 도입된 새 희망 힐링펀드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새 희망 힐링펀드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기부한 법인카드 포인트를 재원으로 보이스피싱, 불법 사금융 등 금융 피해를 당한 저소득층에게 500만원 한도 내에서 생계비'학자금 등을 연 3%의 저금리로 대출해 주는 제도로 지난해 8월 도입됐다.

상담 및 대출은 대구, 포항을 비롯해 전국 44개 지부와 출장소를 갖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올 1월 말 기준 24억원의 적립금이 쌓였지만, 대출 실적은 193명, 6억2천700만원(건당 평균 33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다. 특히 포항지부는 지금까지 대출 실적이 한 건도 없다.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대구지부의 대출도 18명, 5천800만원(건당 평균 322만원)에 그쳤다.

새 희망 힐링펀드 대출 실적이 저조한 주된 원인으로는 홍보 부족이 꼽힌다.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 관계자는"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신용회복위원회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새 희망 힐링펀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상자들은 대부분 다중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위원회에서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 자격 요건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대도시 거주자의 경우 1억3천500만원, 기타 지역은 8천500만원을 초과하는 재산이 있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새 희망 힐링펀드 신청자 대부분이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취약계층인 점을 고려하면 기준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새희망 힐링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 저축은행 파산재단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금융피해 상담 또는 신고를 받을 때 새 희망 힐링펀드를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피해자에 우편물을 발송할 때 새희망 힐링펀드 이용에 관한 안내문을 포함하는 등 지원 대상자에 대한 타깃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대출 요건 현실화도 추진된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재산 요건을 기준 금액을 올리는 방법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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