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경영난을 이유로 고객 결제 날짜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고객 피해와 불편이 예상된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최근 회원사에 개인회원 신용 제공 기간을 변경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고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SC은행, 씨티은행이 이를 받아들여 4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 결제일의 대금 청구는 기존 신용 공여 기간에 이틀간 사용 명세가 추가된 금액이 청구된다.
신용 공여 기간이란 고객이 카드로 물건을 사거나 현금 서비스를 받은 날로부터 대금을 결제하거나 돈을 갚은 날까지 기간을 의미한다. 카드사로서는 신용 공여 기간을 이틀 앞당기면 그 기간에 제공하는 자금의 이자를 내지 않아 손쉽게 수십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전 업계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종종 써온 수법이다.
그러나 고객은 매달 지정한 날짜에 결제 금액이 빠져나가도록 해놨는데 신용 공여 기간 변경으로 결제 액수가 달라지고 결제일도 다시 지정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신용 공여 기간 변경은 일부 부가 혜택 축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전월 사용액 한도 상향, 포인트 축소 등은 서비스를 축소하는 카드를 가진 회원만 피해를 보지만 신용 공여 기간을 바꾸면 카드사 모든 회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비씨카드의 신용 공여 기간 단축 제안을 거부했다. 비씨카드 회원사가 부가 서비스 축소 제안을 거절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씨카드로부터 신용 공여 기간을 변경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고객 불편이 커질 수 있어 거부했다. 신용 공여 기간은 모든 회원에게 해당하는 사안이라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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