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정복 다음 입각 누구? 기대 높아진 친박

최경환 이한구 서상기 인선 후보군에 하마평

박근혜 정부의 첫 조각(組閣) 발표가 있었던 13일 지역의 친박계 인사들에겐 한 명의 장관 내정자만 눈에 들어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기반인 대구경북 출신 인사가 한 명도 없었지만, 새누리당 내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의원이 새 정부의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는 데 대해 일말의 기대감을 가진 것이다.

그간 '대구경북'친박 배제'라는 '박근혜 인사스타일' 때문에 지역 출신의 친박 인사들은 고민이 깊었다.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잘 아는 터라 대놓고 '지역 역차별'을 말할 수 없지만, 능력 있는 전문가를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중용하지 않는다는 데 대한 불만이 팽배했었다.

새 정부의 1차 인선 발표 직후 정치권에서도 '유정복 의원 발탁으로 친박의 새 정부 등용문을 열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향후 이어질 새 정부 인선에서 친박 인사들의 발탁이 잇따를 것이란 기대에서다. 일각에선 친박계 정치인들의 '내각 또는 청와대행'은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하고 장관 인재풀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유 의원 다음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유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친박이냐, 아니냐를 떠나 국가를 위하고 새 정부가 지향하는 국정목표를 향해 함께할 분이라면 모두 참여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을 강조할 뿐 계파나 출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 친박 인사들의 추가 입각도 이러한 전문성이라는 잣대에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친박 실세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산청도)이 본인의 부인에도 계속해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3선 의원으로 쌓아온 정무 능력에다 공직과 언론계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지냈다. 하지만 비서실장 자리는 겸직이 되지 않아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최 의원을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대신 비서실장엔 원외 친박 인사인 권영세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한때 박 당선인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도 정무력과 경제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에 거론된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다듬었던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비례)은 새 정부의 '평생 맞춤형 복지정책'을 지휘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과학자 출신인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대구 북을)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 출신으로 여권의 한 인사는 "대선 이후 2개월 동안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 하나 때문에 숨죽인 친박 인사들이 많았다"며 "이번 1차 인선을 계기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발탁되는 인사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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