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자서 車부품업체로 변신 중…대구 성서산업단지 ㈜금성정공

금성정공은 전자부품 제조 회사에서 자동차부품 업체로 변화하면서 기업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금성정공 직원이 자동차 램프를 살피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금성정공은 전자부품 제조 회사에서 자동차부품 업체로 변화하면서 기업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금성정공 직원이 자동차 램프를 살피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김진정 대표
김진정 대표

'전자부품에서 자동차부품까지'.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금성정공은 40년 가까이 지켜온 금형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 제품의 다변화를 이뤄낸 기업이다.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의 경영 방식과 선진시스템을 도입해 불가능할 것 같던 자동차부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과를 내고 있다.

◆사출 외길 고집

1975년 대구 북구 3공단에 자리를 잡았던 금성정공은 사출 및 금형 전문기업으로 시작했다. 창업 초기에는 전자부품을 생산했다. 1990년 후반 LCD TV가 생산되면서 금성정공은 금형 기술을 살려 LCD 틀을 만들었다. 이후 회사의 사출 및 금형 기술이 인정을 받아 1999년 대구시로부터 뉴 밀레니엄 선도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2000년 들어 금성정공은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본격적으로 기술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창업 이후 30년이 넘는 동안 오로지 사출과 금형에만 몰두했다"며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축적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사의 금형, 사출 집중화는 김진정(사진) 대표의 경력과 고집 때문이다. 김도형 전무는 "김 대표님 역시 금형공이었다"며 "오로지 기술이 회사를 키우는 것이라 믿고 이 길만을 고집해왔다"고 말했다.

설립 40년을 향해 가는 금성정공은 현재 종업원수 200여 명, 매출액 300억원 규모의 회사로 발전했다.

◆자동차부품에 도전

금성정공은 전자부품 생산으로 기술혁신기업(이노비즈)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경영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꾸준한 매출 성장은 물론 부채도 거의 없는 튼튼한 회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회사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2007년부터 김 대표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김 전무는 "대표님은 직원들이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려면 무엇보다 회사가 미래 먹을거리를 일찌감치 마련하고 집중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선택은 '자동차부품'이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향후 수출을 고려하던 중 자동차 부품에 눈을 돌렸다. 회사는 기존 금형 기술과 비슷한 자동차 램프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1984년 에스엘의 전신인 삼립산업에서 자동차 램프 분야를 개발했던 경험이 있다"며 "지금의 금형 기술력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성정공의 자동차부품 생산은 쉽지 않았다. 같은 금형이지만 LCD 부품은 직선인 반면 자동차 램프는 곡선과 3차원이어서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했던 것. 게다가 자금도 많이 들었다. 2009년 자동차부품에 뛰어들어 2년 가까이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적자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임재학 부장은 "초기 생산한 램프의 불량률은 40%에 달했다"며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기술개발에 투자했고 생산 공정도 효율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대기업 출신 임원을 채용해 시스템을 바꾸는 등 꾸준한 노력으로 회사의 불량률은 현재 10%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공정을 간단하게 바꾸고 새로운 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은 자동차 램프 시장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김 전무는 "우리가 자동차부품에 뛰어든 2009년부터 국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반면 전자분야, 특히 LCD가 위축되면서 생산 제품 다변화가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자동차부품 기업

자동차부품 생산 기술력을 끌어올린 금성정공은 본격적인 자동차부품 업체로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22일 금성정공은 새해를 맞아 경영혁신을 선포했다. 구미단지 기업주치의센터로부터 지난해 11월 육성기업으로 선정된 금성정공은 2015년 공정불량 3%, 경상이익 30억원, 매출 600억원 비전을 새웠다. 김 전무는 "전자부품 사출기업에서 자동차부품 분야의 일등기업으로 성장해 '고속성장을 선도하는 넘버원 부품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원가기준 정립, 초기 개발 품질 확보 등 1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성정공은 ▷고객의 신뢰도 확보 ▷부품사업 다각화를 통한 매출 성장 가속화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 등의 중점 추진 전략을 세웠다.

김 대표는 "40년 역사를 가진 중소기업이라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이 벽을 넘어야 하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경영혁신에 임해 중견기업을 뛰어넘는 큰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