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는 사람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요즘 언론 매체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 멋있고 고상하고 화려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또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얼마나 고상하고 괜찮은 사람인가를 자랑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수려한 미사여구의 달변으로, 어떤 사람은 정의로운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법을 앞세워 지도자로 맹활약하며 사회적으로 덕망과 신뢰를 쌓아왔으며 또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숨겨진 그들의 뒷모습이 드러남을 볼 때 '과연 그들이 추구한 것은 무엇이며 그들이 삶으로 보여준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정치인들은 이 나라의 정의와 미래를 달변으로 역설했지만 뒤로 드러나는 그들의 모습은 온갖 부정부패였다. 사회 정의를 법으로 지켜왔던 헌법재판소장 출신 총리 지명자와 또 다른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숨겨진 뒷모습은 위법과 탈법의 교과서였음을 보이며 추한 뒷모습을 드러냈다.
그보다 더한 문제는 그들의 이러한 모습이 드러난 이후에 있다. 하나같이 이들은 국민을 속이고 기만해온 잘못에 대한 뉘우침과 속죄보다는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정치판에서 법정에서 강단에서 이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던 것이 과연 이것이었던가? 아마도 이들은 '다들 그러고들 살고 있는데 뭘 그 정도 가지고…' 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 같은 백성들은 도대체 어떤 정치인이 바르게 이끌어 주며, 힘없는 백성은 어떤 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것이며, 방황하는 영혼들은 어디서 안식을 얻어야 하는 것인가?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들이 목 터져라 외치던 올바른 정치보다, 서슬 퍼런 잣대로 심판하던 법 조항보다, 강단에서 목 놓아 외치던 그 어떠한 진리보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침묵으로 행동하는 그 정의가, 그 준법정신이, 그 진리가 훨씬 더 생명력 있게 우리들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을 때 우리는 누구인가? 이 물음은 비단 그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똑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도 그들과 똑같은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며 똑같은 욕망과 시대적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더 나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조들을 보면 달변을 가지지도 못했고, 법도 알지 못했고, 지식은 일천했지만 그들은 헛된 말로서 웅변하지 않고 침묵의 바른 행동으로 오늘의 우리를 이 풍요의 시대에 남겨두셨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우리들의 후손에게 유업으로 남겨줄 것인가? 거짓된 웅변은 결코 아닐 것이다.
김상충(성악가'이깐딴띠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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