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어제 북을 겨냥한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을 전격 공개했다. 군은 한반도 어느 곳에서든 북한 지휘부 사무실 창문을 골라서 타격할 수 있는 정밀 무기라고 전했다. 군이 극비로 분류되던 순항미사일을 부랴부랴 공개한 것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에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풀이된다. 북을 압박하고 국민들에게는 북의 핵'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론 북의 오판만 불러오지 않을까 두렵다. 북 핵실험은 공기 중 방사능 물질 검출에 실패할 정도로 지하 갱도 깊은 곳에서 이뤄졌다. 고정식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순항미사일로 두들겨 봐야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유사시 군 지휘소도 지하 벙커로 숨어들 것이다. 군이 이를 북 핵 억지력으로 공개했다면 북으로서는 코웃음 칠 일이다. 도리어 북은 제국주의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우리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며 한 술 더 뜨고 있다.
이번 순항미사일 공개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도 부족했다. 공개된 순항미사일 정도로 북핵이나 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의 핵'미사일 공격에서 우리를 방어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면 북핵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려 더 큰 문제다.
북의 3차 핵실험으로 남북 간 군사력 균형추는 남에서 북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아무리 남이 현대식 정밀 무기로 무장했다 한들 북핵에 비할 바 아니다. 군은 보다 강력한 군사력 균형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군이 북핵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군사적 전략을 수립하고 북이 핵무기를 갖추듯 차근차근 실행해 나갈 때 안심할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