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비의 우주 궁금한 별이야기 66가지…『은하수 이야기』

은하수 이야기/ 위베르 리브스 지음/ 성귀수 옮김/ 열림원 펴냄

달까지 1분, 태양까지 7분, 1년에 10조km. 빛의 속도다. 우리가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은하들 가운데는 수십억 광년 떨어진 것들도 있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0조km의 수십억 배다.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로부터 시작된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매주 방송된 저자의 칼럼 원고를 모아 엮은 책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은하수 이야기꾼'으로 부르는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스(Hubert Reeves)가 보여주는 태양계 너머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별들의 세계 이야기다.

저자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천체물리학자다. 캐나다 퀘벡 출신인 그는 1970년 이후 천체물리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끊임없이 그와 관련한 일들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별들의 밤'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 책은 전작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에 이어 저자가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쿼크와 미립자에서부터 블랙홀과 평행우주까지 종횡무진 펼쳐지는 리브스의 은하수 이야기는 독자들을 자극할 것이다.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우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빛의 속도를 알면 우주의 역사가 보인다? 암흑물질의 정체는? 우주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시각은?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이란? 리브스가 선택한 66가지의 물음은 우주와 물리를 설명하는 가장 기초적인 바탕이자 방대한 역사의 축약이며 최신 연구의 반영이다.

'은하수 이야기'는 '우주박물지'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우주의 다양한 구성요소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첫 장이 우주 탄생의 비밀로부터 시작되는 것은 리브스가 왜 우리에게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가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나의 근본, 인간의 근본을 찾고자 한다면 우주와 세계의 생성 원리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단순히 자연과학 연구자로서 대중의 물리학 상식과 교양을 드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물리학 분야를 넘어 인문 철학적인 통섭의 사유를 품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우리의 근본, 즉 '인류 원리'를 찾는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리브스는 각 주제를 4개의 큰 제목으로 묶어 놓았다. 독자들은 첫 장을 통하여 우주에 대해 갖고 있던 크고 작은 오해와 비뚤어진 상식들을 바로잡고, 언젠가 배운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에 잠시 묻혀 있던 천문학적 지식을 끄집어내 먼지를 떨어내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여러 가지 유형의 블랙홀, 광선들, 태양계 밖의 행성들처럼 아직 우리에게 덜 알려진 미지의 요소들에 대해 탐구해본다. 이어 셋째 장에서는 천체물리학의 역사 중 흥미로운 부분들만을 추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리브스는 이어 조금 더 세밀하면서도 역시 필수적인 지식들을 선보인다. 우주를 구성하는 일반물질과 그 단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이 입자들 간에 작용하는 네 가지 대표적인 힘에 대해 알아본다. 여기에 시간과 길이, 질량과 온도에 관한 개념을 한 번 더 짚어줌으로써 독자들의 머릿속에서 은하수에 대한 스케치를 마무리한다.

리브스는 과학은 늘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천체물리학에 대한 열정의 깊이만큼 인생의 은하수를 관망하는 철학적 시각을 갖게 된 이 노학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시간이다.

238쪽. 1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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