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뇨·옆구리 통증 증상 2가지 암 동시 발병도…30~40%는 방광암 재발
# 암세포 근육층 침범 땐 2년 생존율 10% 안 돼
"거기에도 암이 생겨요?" 암 진단을 받은 환자나 가족들이 흔치 않은 암이라고 생각해서 곧잘 던지는 질문이다. 신우암, 요관암, 신장암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자주 접하지 못했을 뿐 그다지 드문 암이라고 할 수 없다.
좌우의 신장(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신장 내 조직인 신배와 신우를 거쳐 요관으로 흘러가 방광에 저장된 후 요도를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된다. 신우와 요관은 신장과 방광을 연결해 주는 소변의 통로 역할을 한다. 바로 여기에 생기는 암이 신우암, 요관암이다.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실질 조직에 생기는 암이 신장암이다.
◆발견 쉽지 않은 신우암과 요관암
신우암 및 요관암은 신장과 요로 내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며, 재발하기 쉬운 특징을 갖고 있다. 신우와 요관, 신우와 방광에 동시에 암이 생기기도 한다. 30~40% 정도는 신우암이나 요관암 치료 후 방광암이 재발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방광암과 마찬가지로 눈으로 보이는 혈뇨다. 방광암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소변이 내려가는 통로가 막혀서 신장 조직이 늘어나는 '수신증'이 생기고 허리'옆구리'등쪽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혈뇨가 보이면 우선 출혈 원인을 찾기 위해 방광경검사를 한다. 신우 및 요관암보다는 방광암의 발생 빈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방광 내에서 종양을 찾을 수 없다면 좌우 요관구에 출혈이 있는지 확인한다. 또 소변에 암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요세포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신장 기능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경정맥 신우조영술'을 할 수도 있다. 정맥으로 조영제를 주사한 뒤 몇 차례 X-선 촬영을 하는 검사다. 조영제가 신장에서 신우나 요관으로 배설되는 상황, 종양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간편한 검사로 복부초음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 암은 확인이 쉽지 않다. 이럴 때엔 요관경검사 및 '역행성 신우조영술'을 실시한다. 역행성 신우조영술은 가는 튜브(카테터)를 요관 입구에서 신우 쪽으로 집어넣은 뒤 조영제를 주입해 앞서 '경정맥 신우조영술'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보다 깨끗하게 확인한다. 의심스러운 신우 및 요관에서 직접 소변을 채취해 요세포검사를 할 수도 있는 매우 진단 가치가 높은 검사다. 암이 확실하다는 진단이 내려지면 바로 수술을 한다.
◆이상 증세 있다면 곧바로 검사
박유환(가명·45) 씨는 1년가량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 옆구리가 아플 때도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박 씨는 병원을 찾아 방광내시경과 CT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반년 남짓 비슷한 증상이 가끔씩 되풀이됐다. 대학병원을 찾아 앞서 받은 CT검사 결과를 세밀히 분석한 결과, 왼쪽 신장에 작지만 이상한 부위가 발견됐다. 추가 검사를 통해 신우암 진단을 받은 박 씨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여서 수술이 가능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이상 증세가 없어서 경과를 보며 추적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흔히 신우암이나 요관암은 치료 후에도 경과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기에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이 90~100%에 이른다. 다만 암세포가 근육층까지 침범했다면 치료 경과가 방광암보다 훨씬 나쁘다. 갖가지 치료를 해도 5년 생존율은 10~40%에 불과하며, 전이까지 생겼다면 2년 생존율이 10%도 채 안 될 만큼 무서운 암이다.
주된 치료법은 수술이다. 암이 발생한 쪽의 신장, 요관, 요관구를 포함한 방광의 일부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신우암의 경우, 신장과 신우는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신장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요관암의 경우, 때로 신장을 잘라내지 않고 요관 일부만 잘라내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반대쪽 신장만 정상이라면 신장을 함께 모두 잘라내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들어 복강경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최소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졌다.
◆1·2기 신장암 완치율 80~90% 이상
신세포암은 신장의 실질조직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 중 하나다. 신장에서 발생하는 암의 85%를 차지하기 때문에 신장암이라면 대부분 신세포암을 말한다. 신세포암은 남자에서 여자보다 1.5배 더 많이 발생한다.
비록 흔한 암은 아니지만 2010년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남자에서 발생률 9위를 차지하고 있고,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확실한 원인은 아직 모르는 상태다. 흡연, 진통제의 남용, 비만, 발암물질에 노출 등 여러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이 가장 주된 위험 요소로 밝혀져 있다.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병이 더 진행되면 혈뇨, 옆구리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온몸에 전이되면 부위에 따라 호흡곤란, 기침,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예전에는 암이 있다면 얼마나 진행됐느냐와 관계없이 신장을 잘라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초기암의 경우 암덩어리를 포함한 주위 조직만 잘라내는 '부분신절제술'이 보편화돼 신장 기능을 지킬 수 있다.
1·2기 신장암의 경우 수술만으로도 완치율이 80~90% 이상이다. 하지만 3기 이상으로 진행될수록 완치율은 60% 아래로 급격히 떨어진다. 게다가 전이가 발생한 경우 효과가 확실한 치료법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흔히 알고 있는 항암치료는 신세포암에 대해선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암세포만을 없애는 표적치료나 면역치료 등도 있지만 완치시키기는 어렵고, 암의 진행을 다소 억제시키는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다.
대구파티마병원 비뇨기과 김재수 과장은 "이런 억제 효과조차도 일부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며 "대부분 신장암이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유일한 조기진단 방법"이라고 했다.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비뇨기과 김재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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