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영위기 골프장들 '벙커 탈출' 머리 싸맨다

독특한 이름 지어 차별화 최장 코스·최고 고도 등 각종 기록 홍보 전략도

790m의 길이로 국내 최장 파6홀인 인터불고CC의 마운틴코스 9번홀.
790m의 길이로 국내 최장 파6홀인 인터불고CC의 마운틴코스 9번홀.

골프장 500개 시대다. 한 때 돈 좀 벌었다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었다. 골프장이 그만큼 '돈 되는' 사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단연코 아니다. 오히려 골칫거리다. 자금력이 약한 경우 모기업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우환거리로 전락했다. 일부 지역의 회원제 골프장은 생명이 '풍전등화'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몇몇 골프장에서는 회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 보니 골프장 나름대로 살아남으려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주에는 골퍼들의 이목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보려는 골프장의 몸부림들을 소개한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작명'이다. 지역에서도 밸리나 힐스 등 골프장을 연상케 하는 이름을 붙이다 최근에는 레이포드, 탑블리스, 블루원 등의 독특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모기업의 이름을 딴 세인트웨스튼이나 인터불고 등의 골프장도 운영 중이다. 이들 골프장 내방객들은 적어도 이름 때문에 혼동을 일으켜 다른 골프장을 잘못 찾아가는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는다.

또한 각종 기록으로 홍보의 포인트를 삼는 골프장도 적지 않다. 전라북도 군산의 군산CC는 국내 최대 규모 골프장으로 81홀로 짜여 있다. 인천의 스카이72CC보다 9홀이 더 많다. 군산CC는 또 길이가 1천m가 넘는(1천4m) 정읍코스 3번홀은 파7홀로 세계 최장이다. 지역에서는 경산의 인터불고CC 마운틴코스 9번홀이 파6의 790m 거리를 자랑한다. 지역 최장이자 파6로서는 국내 최장 홀이다. 강원도 삼척의 파인밸리 11번 홀과 군산CC 김제코스 1번 홀 역시 파6지만 조금 짧다.

국내 최고 고도의 골프장도 이를 홍보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1천100m 고원에 개장된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CC. 종전 무주CC가 갖고 있던 최고 높이 900m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역에서는 팔공산 중턱에 있는 팔공CC가 대구 도심보다 기온이 4~5℃ 낮아 쾌적한 여름철 라운딩이 가능하다. 최고의 가을 단풍도 자랑거리다.

이밖에 대구CC 동코스 7번홀 중간의 벙커는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북 익산시 베어리버골프장 8번 홀의 그린 역시 한반도 모양이다. 영천의 레이포드CC는 피지 출신 골프 영웅인 비제이 싱이 설계한 것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영천의 오펠GC는 일본 건축가 이타미준이 설계한 클럽하우스가 명물이다. 성주의 롯데스카이힐은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꾼 이력을 홍보재료로 삼고 있다. 품질과 서비스는 회원제, 경제적 부담은 대중제라는 것이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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