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증가세가 꺾였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영업 공급원 역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인력 과포화와 경기 부진의 장기화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은 탓에 50대들이 영세 자금으로 창업한 음식점과 소매업 등 제살깎아 먹기식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례적인 자영업자 증가세 18개월 만에 막 내려=자영업자 수가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2만 1천 명 줄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8월 시작된 자영업자 증가세가 중단된 것이다.
2006년 5월부터 추세적으로 줄었던 자영업자가 1년5개월간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자영업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더 늘어날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상황 반전은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했다. 이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일단 은퇴하고서 커피전문점, 치킨집, 김밥전문집, 편의점 등을 개업하면서 자영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약 229만 명이 과잉공급된 것으로 판단했다.
자영업 증가세의 감소는 50대에서 비롯됐다. 들은 '인생 2모작'을 점점 재취업 쪽으로 돌렸다.
기획재정부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로는 50대 자영업자가 한창 늘어난 2011년 9월∼2012년 4월에 월평균 10만3천 명 증가했다. 지난해 5~11월엔 그 규모가 4만1천 명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50대 자영업자가 1만7천 명 감소하기도 했다.
50대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증가 규모는 이 두 시기 14만7천 명에서 19만8천 명으로 확대됐다.
창업해서 돈 벌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다시 '월급쟁이'에서 활로를 모색하게 된 결과다.
◆영세 창업자 늘고 자영업 연체율 증가세 전환=개인사업자 폐업이 2011년에 82만9천669명으로 이미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보였다. 종별로 이'미용업 등 서비스 사업자(17만9천834명), 동네 가게 등 소매업(17만7천39명), 식당 등 음식업(17만6천607명) 등에서 폐업하는 이들이 많았다.
소매업과 음식업은 진입 문턱이 낮아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가 쉽게 창업에 나선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엔 성공 확률이 낮은 영세 창업자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로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신규 창업자 가운데 500만원 미만의 자금으로 창업한 이들의 비율이 35.1%로 1년 전보다 3.4%포인트(p) 늘었다. 500만원 이상∼2천만원 미만의 비율도 2.1%p 증가했다.
같은 기간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등 일정 규모 이상 자금을 들여 창업한 이들의 비율은 각각 4.4%p, 2.0%p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가 조금 늘어나는 것은 창업자 증가가 아니라 폐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금융권의 연체율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봄이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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