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활동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평소 고리타분하다고만 생각했던 선생님들이 속으로는 학생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 여건이 이에 따라주지 않아 제대로 학생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는 것이다. 동시에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편견으로 찬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때문에 고충을 겪는 경우가 많음 역시 알 수 있었다. 이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간 선생님들을, 학교 현장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으면서 아는 척했다는 부끄러움과 함께, 많은 시사점들을 남겨주었다.(오성고등학교 조우인 학생의 '사제동행 디베이트 어울마당' 후기 중에서)
오전에는 '어울토론'으로, 오후에는 '원탁토론' 및 '우리들의 토론 이야기'로 기획했다. 맺으면 풀어내고 풀면 다시 맺어가는 것이 어울림의 근본이다. 그 본질에 충실하고 싶었다. 주제는 최대한 단순화했다. '어울토론'의 주제는 '똥주('완득이'의 선생님)는 담임 자격이 없다'로 정했고, '원탁토론'은 '우리 시대 학교를 말하다'라는 주제 아래 '이런 점이 힘들어요' '우리 이렇게 해봐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오전 '어울토론'이 시작되었다. 사전조사를 통해 토론을 준비한 학생들은 다른 선생님,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단순한 주제 안에서 그것을 관통하는 교육에 대한 심층적인 문제들을 읽어내고 있었다. 교사가 중점을 두어야 할 교육 방침이 지식인지 아니면 지혜인지에서부터 담임으로서 학생을 도와줄 때 그 방향과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학생들의 꿈을 향한 선택에 대한 논의들까지. 하나의 주제는 다양한 문제로 퍼져 나갔고, 이로부터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많은 의견들이 오갔다.
'원탁토론'은 학교 현장에서 친구, 선생님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에 대해 세 학교가 한 팀을 만들어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핵심 문제를 선정, 이에 대한 대안을 재논의하는 과정으로 전개되었다. 처음에는 대체로 어색해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선생님과 학생 가릴 것 없이 오전 토론에서의 논의와 자신들의 경험, 그리고 준비해온 자료 등을 바탕으로 입을 열었다. 친구들 사이의 집단 따돌림 문제에서부터 학교의 성적 지상주의적 태도에까지 많은 문제들을 이야기했고 SNS 활용, 교내 행사 및 동아리 활성화, 입시제도 개편 등의 다양한 대안까지 제시했다.
'우리 토론 이야기'는 맺은 것을 푸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어울토론'이라 하더라도 토론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이 다투는 과정이다. '우리 토론 이야기'는 토론을 하면서 맺힌 마음을 다양한 형식을 통해 풀어내는 것으로 캠프나 어울마당을 진행할 때마다 마지막을 축제로 승화시키는 힘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형식의 토론 이야기가 강당의 벽을 가득 메웠다. 어떤 학생은 노래를, 어떤 선생님은 춤도 추었다. 모두가 행복한 시간. 그렇게 '2013 사제동행 디베이트 어울마당'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어울마당은 아름다웠다. 8시간 정도의 사제(師弟) 동행(同行)을 통해서도 우린 충분히 서로를 이해했다. 그날 저녁부터 홈페이지(디베이트 라이프)를 가득 채운 선생님과 학생들의 이야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중 한 학생은 이렇게 적었다.
'진정한 교육에 대해, 학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준 사제동행 디베이트 어울마당. 오랫동안 진행된 스케줄이 많이 힘들었고 지치기도 했지만 교육에 대해 불신감, 회의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새로운 생각 틀의 가능성을 심어주기도 한 좋은 경험이었다. 부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유익한 활동들이 다방면에서 전개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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