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 계산대 앞에서 주부 이현숙(45) 씨가 한 계산원에게 역정을 냈다.
이 씨는 "앞 사람에게는 무이자 할부를 해주면서 왜 나는 안 되냐?"고 따져 물었다. 계산원은 "앞 고객은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탑재된 카드를 이용한 것이고, 고객님의 카드는 무이자 할부 지원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씨는 15만원 어치의 물건 중 10만원을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카드 일시금으로 결재했다. 이 씨는 "카드 무이자 할부가 중단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어떤 카드가, 또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몰라 계산원에게 따져 묻다 보니 언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일부 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한 날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18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자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트렸고 업체는 허둥댔다.
주요 카드사가 18일부터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일부 카드사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하고, 카드 자체에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포함된 카드도 있었지만 고객들은 자신의 카드가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되는 카드인지, 아닌지를 알지 못했다.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어떤 카드가 무이자 할부가 되는지 묻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마트 직원들도 서비스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한 계산원은 "일부 카드사는 아직 무이자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지 않아 해당 내용은 알리고 있지만 카드사의 혜택을 하나하나 알지는 못해 어떤 카드가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권수현(31'여) 씨는 "보통 신선식품을 제외하고는 한두 달치 장을 미리 봤는데 할부가 안 된다니 귀찮더라도 적게 자주 장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되자 소비자들의 관심은 자체 무이자 할부 기능을 탑재한 카드에 쏠리고 있다. 카드사별로 현대카드의 '제로카드', 삼성카드의 '삼성카드4', 하나SK카드의 '빅팟카드', 신한카드의 '심플카드' 등은 전 가맹점에서 2~3개월간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무이자 할부 서비스 탑재 카드의 발급량이 지난달 대비 10% 이상 늘었다.
주요 카드사들이 발급한 무이자 할부 탑재 카드는 5천만 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말 전체 카드 발급 장수가 1억1천712만 장이고, 휴면 카드가 2천428만 장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사용 중인 9천200만 장의 카드 중 절반 이상은 무이자 할부 기능을 탑재한 카드인 셈이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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