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MBC스페셜-일곱 살의 숲'편이 20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2009년 여름, 인천 청량산에 희한한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오전 8시부터 낮 12시 반까지 숲에서 놀고 놀고 또 노는 유치원, 숲 유치원이다. 인천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운영하는 이 유치원은 북부지방산림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청량산에 '천장도 벽도 지붕도 없는 유치원'을 만들었다. 이 유치원에는 교구나 교재도 없다. 비가 오면 우비에 장화를 신고, 눈이 오면 옷을 다섯 겹씩 껴입고 1년 365일 산에서 흙강아지가 되도록 놀고 놀고 노는 게 유치원 프로그램의 전부다. 전인교육을 도모한다며 각 분야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선생님들도 없다. 나무와 흙과 바람과 햇빛이 있고, 같이 흙 파고 노는 선생님들이 있을 뿐이다. 문을 연 첫해, 당연히 신입생은 정원 미달사태였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인 2010년 가을. 원서를 내려고 줄을 서서 밤을 새우는 부모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숲 유치원을 졸업하는 일곱 살 아이들과 함께 보낸 지난 6개월의 기록이다.
오전 8시, 산 아래 대피소에 등원하는 아이들은 등산화 등산복 배낭차림이다. 늦가을까지는 모기퇴치제, 선크림, 햇빛 가림 모자가 필수품이고 추위가 시작되면 귀마개에 털모자 장갑이 필수품. 비 오는 날에는 우비를 입는다. 아이들이 모이면 목적지를 정한다. 청량산에는 모험의 숲, 곰곰이 숲, 동심의 숲 등 아이들이 이름을 붙인 장소가 있고 아이들은 그날그날 이야기를 통해 어디를 갈지 정한다. 목적지까지는 대개 어른 걸음으로 15분 거리.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1시간 넘게 걸리기 십상이다. 사방 천지에 놀 거리, 볼거리, 얘기할 거리가 넘치기 때문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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