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 리포트] 투구폼 바꾼 배영수

한손에 우승반지 5개…나머지 손도 다 채우겠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서 투수 중 최선임으로서 사자군단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배영수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일본 오키나와 캠프서 투수 중 최선임으로서 사자군단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배영수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배영수(32)는 삼성 라이온즈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서 최강 마운드 구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투수 중 윤성환과 함께 최고참 선수다. 팀 전체로 봤을 때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캠프서 빠진 권오준(33)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그래서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는 최선임 역할과 함께 올 시즌, 다승왕을 향해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일찌감치 자비로 일본 돗토리서 몸을 만든 뒤 캠프에 합류한 배영수는 "컨디션은 아주 좋다. 올해는 피칭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데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으니 올해는 내친김에 다승왕까지 노려보겠다"고 했다.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시에 있는 셀룰러스타디움서 열린 일본 프로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 삼성의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던진 배영수는 이날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투구폼 변화를 여러 차례 시도하는 데 주력했다. 1회 2루수 정병곤의 실책성 안타로 비록 1실점 했지만 이날 배영수는 옛 투구폼과 새롭게 변화를 준 투구폼을 섞어 던지는 데 열중했고,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도 실험했다.

투구폼 변화는 투수에겐 모험과 같은 일이다. 더욱이 지난 시즌 배영수는 그동안 수술과 부진 등으로 좋지 못했던 모습을 털어내고 2005년(11승11패) 이후 다시 10승대 투수(12승8패 평균자책점 3.21) 반열에 올랐던 만큼 그가 시도하는 변화는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래는 하체 움직임을 빠르게 다소 역동적으로 공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왼쪽 다리를 더 높게 들어 올리고 하체의 움직임을 조금 늦췄습니다."

2년 전부터 투구폼 변화를 조금씩 진행해왔다는 배영수는 이번 전지훈련 캠프서 김태한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수정된 폼의 적응을 끝냈고, 이달 14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와 이날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 때 실전 적용했다.

힘들게 전성기 때의 구위를 찾아가고 있는 배영수가 왜 이런 모험을 택했을까. 배영수는 "올해 32세가 됐다. 투수로서는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셈이다. 삼성에서 에이스라는 소리를 들으며 화려한 시절도 있었고, 2007년 수술 이후엔 구속 저하로 부진을 겪었다. 특히 2009년엔 1승12패로 처참하게 무너지기도 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투구폼 변화는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고 말했다.

경북고를 나와 2000년 삼성에 입단한 후 2002년과 2005년, 2006년, 2011년, 2012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며 팀 내 최고참 진갑용과 박한이와 함께 5개의 우승반지를 가지고 있는 배영수는 "이제 한쪽 손에 반지를 다 끼게 됐다. 항상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올해부터는 나머지 한쪽 손에 반지를 껴 양손 모두에 10개의 반지를 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