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속 터지는 의혹, 내각 청문회 첩첩산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발탁한 차기 정부 각료 후보자와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자질과 도덕성 측면에서 흠결이 적지 않은 인사들이 많아 국회인사청문회 등 검증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국회의원은 병역면제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허 내정자는 지난 1976년 왼손 검지와 중지, 약지 등 3손가락 마비 증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그런데 손가락 마비는 병역면제 비리에 악용한 사례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허 내정자는 "고교 졸업 후 폐결핵을 앓아 손가락 마비가 왔는데 지금은 치료를 통해 호전됐다"고 해명했다. 허 내정자는 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내정자는 지난해 5월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 회장 변호를 맡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범죄가 발각되자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힌 바 있다.

아울러 야당은 곽 내정자가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전력도 문제 삼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박 당선인 취임 이후 곧바로 임명될 수 있지만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내정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 또는 추가적인 비리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취임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20일부터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면제와 예금 증가, 검사 시절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더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인 2005년 7, 8월 멕시코와 브라질, 페루, 미국 등지에 선거 및 정당제도 연구차 출장을 가면서 부인이 동행, 선관위 예산으로 외유를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내정자는 자신의 손위 처남이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가 지난 12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했는데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해 장관 지명 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한 김 내정자는 최근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 미국시민권자임을 강조한 발언이 알려져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내정자의 경우 국회의원 시절인 2009년 2월 지역구인 김포시의 한 식당에서 증설 계획을 갖고 있던 한 골프장 대표와 증설 허가권을 가진 해병대 사단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확인돼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자는 부인이 1988년 노원구 하계동의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부인만 서울 둔촌동 집에서 하계동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나 투기성 위장전입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 내정자는 부인이 2004년 딸을 서울대 법학과에 보낸 뒤 입학수기를 쓴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글에서 사교육을 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내정자의 경우 해양수산개발원에 근무하던 2006년 출장비를 허위로 청구해 31만원을 유용한 사실이 내부감사에서 적발됐다는 의혹이 나왔고,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는 2007년 법무부 근무 당시 경기고 동창이던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에게 후원금 10만원을 낸 것이 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야당에선 인사청문 대상자 가운데 한두 명 정도는 낙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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