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새마을정신 메카로]<상>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잘 살자'는 새마을學, 이제 글로벌 정신 운동으로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1기생들이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의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을 방문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1기생들이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의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을 방문'견학했다.
올해 6월 졸업을 앞둔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1기생들이 15일 강의실에서 마지막 시험을 치렀다. 왼쪽부터 에릭, 분툰, 메이, 오르파, 빌라야, 쿵, 상반 씨. 영남대 제공
올해 6월 졸업을 앞둔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1기생들이 15일 강의실에서 마지막 시험을 치렀다. 왼쪽부터 에릭, 분툰, 메이, 오르파, 빌라야, 쿵, 상반 씨. 영남대 제공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마을운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제2새마을운동', '국민정신운동'으로 새마을정신을 계승, 고질적인 계층'지역 간 갈등을 극복하는 동력으로 삼자는 목소리가 새 정부 일각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복지사회 구현과 사회통합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영남대 최외출 박정희리더십연구원장은 "이제는 새마을정신 2.0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대에 버전업된 '새마을학(學)'을 일찌감치 주창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21세기에 재조명하는 이유는 뭘까.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을 방문해 세계로 뻗어가는 새마을운동의 오늘을 살펴봤다.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글로벌 새마을 인재의 산파'

필리핀 의회공무원 출신인 오르파(37'여) 씨는 지난해 3월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에 입학, '새마을운동이론 및 실천' 전공 학생대표를 맡았다. "새마을운동의 핵심은 정신적 변화, 즉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우리 필리핀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요." 그녀는 1960~70년대 한국과 필리핀의 농촌개발계획이론 비교연구에 관한 논문을 쓸 예정이다. 한국 최초의 새마을학(學) 석사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내가 먼저 작은 실천부터 해나가면 그것이 전파돼서 우리 필리핀 전역에 새마을운동의 바람이 불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처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국내 최초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은 2011년 11월 개원했다.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모델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전수한다는 야심 찬 목표 아래 지난해 3월 첫 강의를 시작했다. 전 세계 인재들을 불러들였던 미국의 풀브라이트 장학생 프로그램처럼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모델을 개도국의 인재들에게 전달, 각 국가의 발전을 돕자는 정신이 바탕이 됐다. 공무원, 교수, 공기업 임원, 사회운동가 등이 주 입학 대상자. 현재 1기생으로 캄보디아, 르완다, 에티오피아, 콩고, 필리핀,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아프리카 등 15개국 32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2기 수강생 35명(한국인 2명 포함)이 새로 합류한다. 이들 유학생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업에만 열중하면 된다.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 1년 6개월간 전일제 수업을 받는다. '새마을학과'(새마을운동이론 및 실천 전공, 산림자원 및 생태복원 전공)와 '공공정책리더십학과'(공공정책 및 리더십 전공) 등 2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의는 전부 영어로 진행된다. 박승우 대학원장은 "개도국 원조에 있어 하드웨어 지원보다는 인재 양성을 통한 휴먼 웨어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며 대학원 설립 취지를 전했다.

◆올해 6월 1기생 배출, "고국에 용기 주고파"

올해 6월이면 1기생 중 15명이 3학기의 과정을 마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논문 학기를 준비하게 된다. 논문이 통과되면 '박정희스쿨'의 첫 졸업생으로서 새마을학 석사학위 또는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15일 마지막 시험을 치른 자리에서 만난 이들은 빈곤과 저개발 상황에서 허덕이는 자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아프리카 르완다 출신의 에릭(30) 씨는 곧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르완다 현지 KOICA에서 코이카 단원, 자원봉사자들과 새마을운동을 펼치기도 하고, 르완다 농림개발국 종자개발부에서 인턴생활도 하면서 빈곤에 허덕이는 르완다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이곳에서 해답을 얻었어요. '캔 두 스피릿'(Can Do Spirit)과 동아시아개발모델을 르완다에 적용해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일에 앞장서고 싶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쿵(34), 분툰(26'여), 메이(29'여) 씨도 "과거 한국과 캄보디아는 똑같이 정치이데올로기 때문에 민족 간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한국은 G20 선진국으로 성장했고, 캄보디아는 그렇지 못했다. 왜 일까? 그 해답을 박정희스쿨에서 찾았다"며 "지난 1년간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곳에서 쌓은 글로벌 인적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오스의 유일 대학인 라오스대학에서 인적자원개발교육학을 가르쳤던 빌라야(33'여) 씨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한국경제의 기적을 만든 현장을 방문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공정책과리더십을 전공한 만큼 '한국의 박정희대통령과 라오스의 카이손 폼비한 대통령의 리더십 비교연구'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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