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방송가에는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Mnet의 '슈퍼스타 K'를 시작으로 MBC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 SBS 'KPOP스타' 등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모자란 부분은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로 삼아 성장하는 모습에서 감동하게 된다.
감동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우리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땀방울 앞에서 감동하게 된다. 한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있어서 열정과 재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 만큼 중요한 게 바로 '노력'이며 그 노력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하게 한다.
흔히 공무원이라고 하면 공무원 임용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오지만, 한 번 시작하면 안주하게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방화를 주도해야 할 막중한 책임 앞에서 현실 안주란 있을 수 없으며, 그 어떤 것보다 노력으로 감동을 주어야 하는 소명을 지닌 직업이다.
인간에게는 공통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인간의 DNA에는 몸은 편하고자 하는데 익숙하고, 머리는 당장의 이익이나 목표에 집중하는 구석기시대의 단기 지향적 특성이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이 "10억을 준다면 감옥에라도 가겠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긴 시간과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내기보다는 단기간에 성취를 쉽게 얻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성감천(至誠感天)이라는 말을 흔히 하곤 한다. 하지만 이 뒤에 붙는 말 지성무식(至誠無息)은 잊기 쉽다. 至(지극할 지), 誠(성실할 성), 無(없을 무), 息(쉴 식). 지성무식의 원뜻은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는다'이다. 즉 쉬지 않고 노력해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극한 정성이면 하늘도 감동하지만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조직에 필요한 중요한 윤리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코 정성과 성실을 다한다는 '誠'이다. 모든 조직원이 자기 분야의 업무를 온 힘을 다했을 때 제대로 된 작품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성이 감천하자면 쉬지 않고 묵묵히 10년이라는 세월을 몰입해야 한다. 한 달, 두 달, 일 년, 10년을 쉬지 않고 정성을 다해 성실하게 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노력의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지난 연말 영주시에서는 작은 행사가 열렸다. 공무원이 그동안 추진해온 업무를 시민이 직접 평가하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된 '나는 공무원이다'라는 행사였다. 이 행사의 의미는 누가 1등을 하느냐가 아니라 영주시민들에게 1년 동안 얼마나 큰 감동을 주었는지를 되돌아보고 행정 우수 사례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는 잔치판이었다. 이 무대에서 공무원과 시민들은 영주시의 성공적인 투자 유치 사례와 걸어서 5분 안에 녹지공원이 있는 디자인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 농'특산물 홍보를 위해 발로 뛴 시간, 시민 편의를 위한 여러 사업과 성과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기뻐했다. 이 시간을 통해 공무원들은 더 큰 책임감과 지성무식의 자세를 가다듬었고, 시민들은 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발레리나의 발, 레슬링 선수의 귀, 축구 선수의 무릎, 농부의 손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준다. 인생을 지성무식의 자세로 살아가다 보면 각자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좋은 학벌, 좋은 성적은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 섬김과 성실함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모인 조직이라도 성실하게 함께 뭉쳐 일하는 조직을 당할 수 없다.
2013년, 우리 앞에는 새로운 오디션 무대가 펼쳐졌다. 영주시 전체 공무원은 지성무식의 자세로 시민을 감동시키며 많은 것을 이루어낼 것이다.
김주영/영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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