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분노의 윤리학', '신세계'

4명의 악인들 vs 조폭이 된 경찰 쇠고랑은 누가 찰까

분노의 윤리학
분노의 윤리학
신세계
신세계

엎치락뒤치락하던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결국 '7번방의 선물'에 돌아갔다. 주중 900만 관객을 넘어 앞으로 천만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박스오피스로 눈을 돌려보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가 보인다. 이 영화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제이미 폭스 분)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 분), 그리고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가 벌이는 대결을 그리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 박스오피스를 석권하고 있다. 한편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일본 개봉 첫 주 10위권에 진입하며 최근 해당 국가에서 개봉한 우리 영화로는 괜찮은 성적을 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인물들 간의 승부를 다룬 2편의 영화가 개봉해 극장가에 찾아온 반짝 추위를 녹인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이제훈 주연의 분노로 뒤엉킨 악인들의 이야기 '분노의 윤리학'이다. 여대생의 죽음에 얽힌 4명의 남자를 다루고 있다.

룸살롱에서 일하던 여대생이 살해된다. 그리고 호스티스이자 학생, 동시에 대학교수의 불륜 상대였던 그녀의 죽음 때문에 그녀 주위의 인물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들은 여대생의 옆집에 살면서 그녀를 도청하던 경찰, 잔인한 사채업자,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토킹하던 옛 애인, 아내 모르게 불륜을 저지르던 대학교수 등이다. 평소에 평범하고 점잖은 얼굴로 살던 이들은 살인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내면에 있던 분노를 발견하고, 죽음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 시작한다.

이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영화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기적 욕망으로 자신을 감추고 서로 응징하려 하는 남자들이 악질적으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누가 제일 악인인지를 쫓아가다 결국 분노의 정체와 그들의 잘못은 없는지에 대해 묻는다.

이 작품이 한국영화에 새롭게 등장한 모험적인 아이템인 만큼 흥행에 성공한다면 한국영화의 이야기 소재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상영시간 110분, 청소년 관람불가.

그 반면에 '신세계'는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부당거래'와 '악마를 보았다'의 시나리오 작가인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다.

경찰청 수사기획과 강 과장은 국내 최대 범죄 조직인 '골드문'이 기업형 조직으로 그 세력이 확대되자 신입경찰 이자성에게 잠입 수사를 명한다. 그리고 8년 후 자성은 골드문의 2인자이자 그룹 실세인 정청의 오른팔이 되기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골드문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고 강 과장은 후계자 결정에 개입하는 '신세계' 작전을 설계한다. 일촉즉발의 후계자 싸움 와중에도 정청은 고향 여수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친형제처럼 함께해 온 자성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 한편 작전의 성공만 생각하는 강 과장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한 자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언제 자신을 배신할지 모르는 경찰과 형제의 의리로 대하는 정청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홍콩 영화 '무간도'를 강하게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이야기의 유사성에 대한 논란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극장가의 기대는 크다. 상영시간 134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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