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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랑 대구자랑] 자연이 준 최고의 도시, 대구

최근 몇 년 사이 대구 주변의 일부 지역에서 계절별로 발생하는 우박, 강풍,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 폭설 등의 자연재난이 발생하여 주민에게 많은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지역적인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자연재난으로부터 크게 보호가 되어왔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형적인 특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대구는 북서쪽으로는 소백산맥이 자리 잡고, 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이 위치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비슬산이 있어 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다. 이러한 지형은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조건에서 강수를 마르게 하고, 기온은 상승시키는 특성을 갖는다. 바람이 대구를 지나기 위해선 어느 방향에서 오든 산을 넘어야만 한다. 바람이 산을 넘기 전에는 지형에 의한 상승으로 인해 기온이 100m당 0.5℃ 낮아지면서 갖고 있던 수증기는 응결하여 강수현상이 나타나지만, 산을 넘어 하강할 때는 100m당 1℃ 상승하여 고온 건조해진다.

이로 인해 대부분 다른 지역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지만, 태풍을 제외하고는 강한 비구름대가 다가오더라도 점차 약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대구는 타 지역보다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향이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분지지형이기 때문에 일사가 강할 때, 바람이 갇힌 상태에서 지면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면 대기불안정에 의한 강한 대류현상으로 여름에 시간당 60㎜가 넘는 국지적 강수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겨울에는 갑작스런 폭설이 내리기도 하는데, 이번 겨울을 살펴보면 2012년 12월부터 눈 현상 일수는 10일로 평년에 비해 3.1일이 많았고, 12월 28일에는 눈이 12.5㎝가 내려 1952년 12월 9일 23.5㎝를 기록한 이후 60년 만에 12월 최심신적설 극값 2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보통 사람들은 '대구는 여름에 엄청 덥고, 겨울엔 눈이 별로 안 오지?'라고 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대구 기상 특성이 많이 변하고 있다. 4계절 중 여름과 겨울은 기상재해가 항상 잠재해 있는 위험한 계절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구기상대는 언론을 통해 기상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긴급방송 및 자막방송을 24시간 제공하며 그에 따른 국민행동 요령을 전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방재기관과 대구시민들의 각종 기상재해에 대한 대응 역량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재해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것은 대구의 기온 상승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 상승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온 상승으로 대기대순환의 불규칙성이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이상기상 현상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구시민들이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과 재해 시 적절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의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여 자연이 준 최고의 도시, 그야말로 살기 좋은 대구를 후손에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명수 대구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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