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생한 서울 인사동 식당 골목 대형 화재를 계기로 대구도 화재에 취약한 도심 골목길에 대한 화재 예방과 소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골목길 투어의 대명사인 진골목을 비롯해 향촌동, 북성로 공구 골목, 동성로 등 대구 도심은 도처에 좁은 골목길이 뻗어 있고 유동 인구도 많다. 이 골목길들은 화재 발생 시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고 인명 피해가 커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화재경계구역 지정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20일 중구 덕산동 동아쇼핑 화재 사례에서 보듯 어설픈 대응이나 비상 대피 의무를 게을리한 안전 불감증은 화재 여부를 떠나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대구 도심 내 골목길은 50년도 넘은 낡은 목조 건물에 식당'상가가 밀집해 있고 보기에도 어지러울 정도로 뒤엉킨 전선, 보행자들 코앞에 노출된 LPG 가스통 등 화약고가 따로 없을 정도다. 곳곳이 지뢰밭인데도 소화기 몇 대가 고작일 정도로 소방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화재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데도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안전에 얼마나 둔감한지를 방증하고 있다.
이런 형편임에도 대구 골목길들이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재경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설령 소방차가 근접해 신속하게 대처한다 하더라도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좁은 골목길까지 발화 지점을 찾아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신 소방 장비가 갖춰진 현대식 건물이나 정통시장과 달리 낡은 건물이 밀집한 골목길은 화재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주민의 높은 안전 의식과 현실성 있는 소방 대책으로 불씨를 미리 없애는 것이 상수다. 소방 당국은 도심 골목길에 대한 화재 대책을 근본부터 재검토하고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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