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밥상은 얼마나 특별할까? 경주에서 열린 '술과 떡 잔치'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밥상과 주안상을 재현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물론 각 대통령 재임 당시 조리사들의 기억과 자문을 얻어 구성한 것이었다.
그런데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서양인이었던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영향으로 밥상에 햄버거와 샌드위치가 등장했지만, 다른 대통령들의 상차림은 예상외로 소박했다.
대통령에게 차리는 특별한 음식이라는 선입견에 비하면 일반 상차림이나 별반 다를 바 없이 평범했다. 종합편성채널 개국 초기에 방송된 '청와대의 밥상'이란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청와대의 밥상'은 당연히 최고 수준의 요리사들이 최고급 식재료를 써서 차렸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식재료가 청와대로 자주 들어가는지, 대통령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소문이 나면 당장 그 메뉴는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장안의 인기를 모으기 마련이다. DJ의 홍어와 MB의 과메기가 그런 경우이다.
대통령의 식사 습관도 다양했다. 산골 출신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갱시기'를 좋아했다. 바닷가 출신인 YS는 생선을, 섬이 고향인 DJ는 홍어 요리를 즐겼다. 청와대 밥상은 정치사회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귀족적인 풍모를 벗어나 서민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칼국수를, 이명박 대통령은 국밥을 먹는 장면을 종종 대중매체에 노출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예 즐겨 찾던 단골 국밥집이 있었다.
'청와대의 밥상'이란 방송 다큐멘터리 내용을 선별해 엮은 책이 '대통령의 밥상'이다. 여기서도 비듬 나물 비빔밥을 좋아했던 박정희, 간식으로 호떡을 즐겨 먹었던 김대중, 굴전과 국밥을 좋아했던 노무현, 국밥과 국수를 좋아한 이명박 대통령의 식생활이 소개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래깃국과 설렁탕 같은 국물 있는 음식을 즐겼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 파, 고춧가루만 넣고 끓인 대구탕을 좋아했다는 사실도 소개하고 있다.
문경시가 조만간 문경새재도립공원 인근 청운각(박정희 전 대통령의 교사 시절 하숙집) 맞은편에 '추억의 대통령 음식점'을 개장하고 대통령이 즐겼던 서민 음식을 선보인다고 한다.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 탄생' 덕분에 문경이 '대통령 밥상' 특수를 누리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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