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이달 14일 대구 동구 신암동 팔공노인복지관 3층 노래교실 입구를 들어서자 웃음소리와 함께 귀에 익은 노랫소리가 새어 나온다.
목요 수업일인 이날 200여 석를 가득 메운 어르신들이 음악반주기에 맞춰 온몸을 들썩거리고 있었다.
이정애(49'대구 동구 방촌동) 씨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5년째 복지관 노래교실에서 노래 봉사를 해오고 있다.
팔공노인복지관의 40여 개 강좌 중에서 노래교실 강좌가 제일 인기가 높다. 3대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어르신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은 이 씨의 특별한 노래수업 때문. 70~85세 어르신들이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 선곡은 물론 인정 있게 지도해줘 반했다는 것이 한결같은 어르신들의 목소리다.
김동순(73) 어르신은 "작년 1월 복지관 실버중창단을 만들어 TV에 출연, 준우승을 타게 한 주역도 이 씨다. 방송 출연 후 지역의 각종 행사무대 요청이 쏟아져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노래교실에 참여한 후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이 씨를 칭찬했다.
이 씨는 다섯 살 무렵 노래와 꽹과리를 잘 치던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노래를 한 것이 계기가 돼 29년째 노래 봉사를 해오고 있다. 또한 MBC 라디오방송 연말대선에서 대상을 받을 만큼 노래 실력 또한 수준급이다.
대구문화예술 봉사단 및 향토음악인협회 이사인 이 씨는 홀몸노인 효 잔치, 요양병원 위문봉사 외에도 서문시장, 방촌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 기여 등 노래봉사로 받은 감사패와 표창장도 셀 수 없이 많다.
인생 중년에 음반을 내는 등 한껏 끼를 발산하고 있는 그녀에게도 소박한 꿈이 있다. 외로운 노인과 장애우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를 즐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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