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아이는 엄마의 거울

필자가 만나는 등교 거부 아동들을 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아동들은 등교 거부에서 오는 불안감을 오직 엄마와 밀착되거나 집착상태로 있으면서 '대리만족'을 구하려고 하는 점이다.

이것은 엄마의 일관되지 못한 '사랑의 제공'과 '철회'를 통해 희망과 좌절을 교차하여 준 결과이다. 아이는 이런 엄마를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엄마를 오직 자기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을 때만 '나의 엄마'로 지각될 정도로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는 엄마로부터 분리에 실패를 하게 된다. 그들은 때때로 이 불안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그 연령대에 만끽할 수 있는, '놀이'와 '일'에 쏟아야 할 '정신에너지 투입'에 실패를 거듭한다. 이른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 아이들은 결국 '주의력 결핍' 증상을 가지며 공허하기만 한 슬픈 자기를 직면하지 않으려 선택하는 것이 '과잉행동'으로 표출되어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아동의 증상은 바로 그 부모의 '증상'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상담치유 현장에서 자주 보게 된다. 주양육자인 어머니의 '불안정한 성격구조'와 '외롭고 허허롭기만 한 양육제공'을 받은 초기관계 경험이 다시 자신의 자녀에게 '세대적 전이'를 통하여 심리적 유전을 'replay'(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의 일관성 없는 사랑을 받은 아이는 '엄마의 자아'로부터 분화(differentiatio n)되지 못하고 융합(fusion)되어 늘 엄마와 함께해야만 '자기 존재감'을 느끼는 불행한 아이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필자는 아이의 치유에 앞서 어머니의 심리치유를 우선하여 상담치유를 시작한다. 이른바, '가족치료'가 진행이 되는 것이다. 필자의 상담치유 비결은 "아이의 문제행동은 부모의 증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는데 있다. 결국, '엄마가 달라져야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란 말은 이러한 심리적 배경을 한 번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