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들 장애·회복' 삶의 활력소, 자원봉사 가수 정인숙 씨

큰아들의 장애와 기적 같은 회복이 오히려 자원봉사와 가수로의 길을 터줬다고 믿으며, 열정 넘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정인숙 씨의 음반 재킷 사진.
큰아들의 장애와 기적 같은 회복이 오히려 자원봉사와 가수로의 길을 터줬다고 믿으며, 열정 넘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정인숙 씨의 음반 재킷 사진.

"발달이 더딘 큰아들 때문에 가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에 정신병원'요양원'교도소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로 봉사하는 가수 정인숙 씨. 노래로 자원봉사를 한 지는 10년. 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가수로 데뷔한 지는 3년. 올해 상반기 중에 고속도로 음반 가수로 유명한 나운도 씨와 공동작업으로 DVD 음반을 낼 계획이다.

정 씨에게 흥미로운 대목은 가수가 된 계기였다. 만삭이었을 때, 집에 도둑이 들어 태아가 매우 놀란 탓에 난산의 고통을 겪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큰아이는 발달이 더딘 장애가 나타난 것. 눈물겨운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며 사랑과 인내로 아이를 키웠다. 기적에 가까운 일은 큰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어났다. 혼자서 밥을 먹기 시작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학업에도 소질을 발휘했다. 이때부터 정 씨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모릅니다. 10년 넘게 큰아이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어느 날 혼자서 모든 일을 잘 해내다니. 전 이제 남은 힘은 큰아이 대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봉사하는 일에 쏟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 합창부에서 발휘했던 노래실력을 살려, 자원봉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정 씨의 봉사는 노래에 그치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 학교 등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선도하는 '패트롤 맘'(어머니 정찰대)을 2년째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고향 여수에서 열린 엑스포 기간에 2주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그는 큰아들과의 약속도 잘 지키고 있다. 고교 3학년 시절 큰아들이 유학을 갔을 때, 약속대로 음반을 내서 정식가수가 됐다. 또 입대를 한 지금 고속도로 DVD 음반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착착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 큰아들의 기적 같은 회복과 정상적인 생활에 신이 난 그는 '10년 넘게 고생한 생각을 하면, 무슨 봉사인들 못 하겠습니까'라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더불어 히트곡 '있다 없다', '빈말', '바보 바보야'도 나름 인기 급상승 중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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