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애드벤처'는 대구 IT 업계의 신화다. 2008년 포털 광고대행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다른 광고업체들과 달리 멀티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애플애드벤처는 나아가 온라인 시장이 요구하는 '온라인 통합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시작은 미미, 끊임없는 도전
시작은 초라했다. 애플애드벤처의 장기진 대표는 2008년 신용카드 한 장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의 간부를 만나 광고대행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경상도 사투리로 자신의 계획을 당차게 알린 그에게 기회가 왔다. 포털 측이 장 대표에게 10개 업체의 광고를 제안한 것. 하지만 이틀 만에 10개의 광고주를 모으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다.
장 대표는 "주어진 이틀은 주말이었지만 전략적으로 업체를 선택하고 접근해 4시간 만에 10개 업체를 모을 수 있었다. 잃을 게 없어 두려움도 없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장 대표는 온라인 광고대행업으로 2008년 10월 애플애드벤처를 설립했지만 사업 6개월 만에 시련에 부딪혔다. 계약을 따냈던 포털업체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다. 당시 애플애드벤처는 주저앉을 위기에 처했지만 장 대표는 오히려 침착하게 대응했다.
"속으로는 당황스럽고 화가 끓어올랐지만 냉철해져야만 다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담당자를 만나 따져 묻기보다는 다음 번 기회를 부탁했고 그 생각이 통했습니다."
장 대표의 '차가운 머리' 덕분에 애플애드벤처에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고 지금은 네이버, 다음 등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포털사이트의 사업 파트너로 성장했다.
◆통합 솔루션을 통한 선순환
애플애드벤처는 온라인 시장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오프라인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애플애드벤처의 성공 키워드는 '차별화'다. 대다수 광고대행업체들이 광고중개업에 치중하는 반면에 이 회사는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마케팅, 컨설팅 등 광고 이외의 '애프터 서비스'에 신경을 썼다. 고객인 온라인 사이트들이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매출이 증대되면 광고도 늘어나게 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일찍 지향했던 것. 이를 위해 광고업체에 무료로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애플애드벤처의 고객이 된 온라인 사이트들은 이 회사의 통합 관리를 통해 성공 확률을 높였고, 회사에는 온라인 광고를 원하는 더 많은 고객이 몰려들면서 창업 후 지난 5년간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사업의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내실과 함께 분야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구축에서부터 홈페이지 제작 및 관리 등의 '비포(before) 서비스'로 미래 고객을 확보하고 소프트웨어, 마케팅 분야 국내 최초로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광고대행업뿐 아니라 소셜커머스 애플리케이션, 키오스크 등 IT 영역사업도 꾸준히 확장했고 2011년에는 대구시가 유망 중소기업을 위해 도입한 스타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견실한 업체로 성장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오프라인에서도 펼치고 있다. 시작은 패션이다. 2011년부터 20, 30대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 '펠틱스'(FELTICS)의 오프라인 총판권을 확보해 전국 5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직접적 투자로 시너지 효과 창출
장 대표는 애플애드벤처의 사업 방향을 몸집 불리기보다는 젊은 층을 위한 직접 투자로 잡았다. 온라인 사업은 속도전인데 회사의 몸집이 커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다 함께 투자한 젊은이들과의 사업 연계를 통한 선순환 구조야말로 회사를 살리고 나아가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입버릇처럼 직원들에게 1인 창조기업을 만들어 회사를 나가라고 말하고 실질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쇼핑몰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쇼핑포털인 '애드브릿지'도 애플애드벤처의 직원이었던 남태광(30) 대표가 독립해 설립한 업체다.
패션사업 분야의 확장도 장 대표가 잡은 사업 목표 중 하나다. 올해는 서울의 한 패션업체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애플애드벤처의 광고주 중 상당수가 패션 쇼핑몰인데 패션사업을 통해 의류 개발에서부터 쇼핑몰 제작, 작업 공간 제공, 공동 택배 시스템 등 원스톱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게 된다"며 "대구의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창업해 성공을 거두고 함께 일한다면 결국 지역 사업 환경이 더 좋아지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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