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우리 국민의 주식(主食)으로 우리의 생명 산업이요, 인류 최초의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쌀 산업이 계속 흔들리고 있으며, 라면'밀가루'커피 판매액에도 뒤지고 있다. 추곡수매제도는 WTO의 감축 대상에 해당돼 2005년 정부가 양정 제도를 개편하면서 폐지되고, 쌀 소득보전직불제 도입과 함께 공공비축제로 전환됐다.
공공비축제도의 취지는 쌀 부족으로 인한 수급 불안, 자연재해, 전쟁 등 식량 위기에 대비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품질의 식량을 적정 가격에 소비할 수 있도록 일정 물량의 식량을 비축하는 제도이며 매입과 방출은 시가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의성군의 공공비축미곡 매입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2월 13일까지 2개월간 실시했으나, 목표 대비 90.4%인 16만8천 포대(조곡 40㎏ 기준)를 매입하는데 그쳤다. 이는 쌀 재고량의 감소 등으로 앞으로 쌀값이 인상될 것으로 보는 일부 농민들의 출하 기피와 농협 PRC와 일반 임도정공장들의 적극적인 벼 확보 경쟁으로 인해 시중 쌀값이 올라가고 있음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970년 134.8㎏을 최고로 2011년에는 69.8㎏으로 조사되는 등 매년 2∼3kg 정도 감소하는 추세다.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95g으로 밥 한 그릇에 쌀이 120g 정도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루에 쌀밥 두 그릇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루 세 끼에 487원, 한 끼에 162원가량의 쌀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루에 먹는 쌀값이 5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커피 한 잔 값이 커피전문점에서는 3천500원, 물 한 병 값이 1천원, 껌 한 통 값이 500원, 아이스크림 1천원에 비하면 쌀값은 물값이나 껌 값보다 못한 실정이다.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 수는 없다. 살 수 없다는 것은 곧 멸망을 뜻하며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기아(饑餓)다. '기아는 나라님도 못 말린다'는 말이 있다. 식량의 무기화도 식량 주권도 모두 우리가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식량 위기가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지구 상 전체의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5.3% 정도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일본도 식량자급률을 50% 올리기 위해 수십 년간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곡물가격은 2008년 세계 곡물 가격 파동 이후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1년에는 20∼50%로 급상승세다. 일부 곡물 수출국들은 비축 식량을 늘리고 있으며 기상이변으로 인해 미국의 옥수수, 러시아의 밀 등은 수확량이 줄어 식량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추세들을 감안하면 식량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쌀 수출국이던 필리핀은 WTO 출범과 동시에 쌀시장을 개방하고 쌀 생산 인프라가 붕괴했다. 그 결과 필리핀은 쌀 수입에 따른 국가 재정 지출로 국가 파산 위기에까지 이르게 됐다. 10년 전만 해도 쌀 수출국이었던 필리핀에 의성군이 수년 전부터 '의로운 쌀'을 수출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해 11월 19일 한국농업경영인 중앙회 대토론회에서 고정직불금 인상 및 쌀 생산 기반 적정 유지 등 행복 농업 5대 공약을 발표했듯 농업과 농촌이 살고 식량의 안정적인 자급자족이 가능할 때 명실 공히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 박사는 "농업'농촌 발전 없이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적정 수준의 농지를 보존해야 하는 당위성이 거기에 있다. 농지는 한 번 황폐화하면 수많은 세월이 걸려도 복원이 어렵고, 농업은 한 번 전멸되면 수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려도 부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복규 의성군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