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세, 말기 암환자, 신학생 등을 사칭해 여교사 등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 거액을 뜯어내는 등 농락한 '현대판 카사노바'가 검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이흥락)는 21일 스마트폰의 SNS 앱을 통해 젊은 미혼 여성들에게 접근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재벌 2세', '목회자를 꿈꾸는 신학생' 등을 사칭하면서 호감을 산 뒤 직접 만나 금품을 뜯어내고, 발각되면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한 혐의(사기 등)로 A(30'자동차정비업) 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 30대 젊은 여성 등 결혼 적령기 여성들의 심리 상태를 교묘히 악용하는 수법으로 1년 새 17명과 사귀면서 4억여원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인터넷 채팅이나 스마트폰 SNS 앱 등을 통해 여성들에게 대화를 시도한 뒤 "나는 모 그룹 둘째 아들인 재벌 2세인데 지금 췌장암 말기여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 죽기 전까지 내가 해 달라는 대로 돈을 주고 애인이 돼 주면 나중에 서울 강남에 있는 수십억원대 건물을 주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만남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여성들을 직접 만난 뒤에는 고가의 외제차를 빌려 타고 지갑에 고액 수표, 현금 등 수천만원을 넣어 보여주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돈을 뜯어낸 뒤 의심하거나 거부하기 시작하면 태도를 돌변해 조폭 행세를 하는 등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서울 강남엔 내 돈을 보고 접근하는 여자들뿐이어서 죽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수법으로 환심과 동정심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검 이흥락 형사2부장은 "A씨는 동일 수법으로 3번이나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지만 지난해 8월 검찰의 1차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다시 범행을 저질러왔다"며 "A씨의 스마트폰에 채팅 친구로 젊은 여성 40여 명이 더 있어 동종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검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법률 지원을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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