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 현이 2006년 이후 해마다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22일 우리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 차관급인 내각부 정무관이 처음으로 참석해 열리는 가운데, 일본인 한 목사가 "독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방안은 냉정한 분위기 속에 역사적 자료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관계기사 12면
우르시자키 히데유키(漆崎英之'56) 일본 가나자와교회 목사는 21일 영남대 독도연구소와 계명대 국경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향후 일본 독도 정책의 방향성 검토' 2013년 춘계 국제학술대회에 기조강연차 참석했다 매일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우르시자키 목사는 1977년 당시 일본 최고권력기관이었던 태정관이 울릉도와 독도를 한국의 부속 영토이자 일본 영토 외의 섬들이라고 결정한 공문서(지령문)의 부속지도인 '기죽도약도'(磯竹島略圖)를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처음으로 찾아내 공개한 인물이다.
일본의 태정관은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 현의 지적(地籍)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질의한 내무성에 대해 17세기 말 에 막부가 내린 울릉도 도해 금지 조치 등을 근거로 "품의한 취지의 죽도외일도(竹島外一島'울릉도 외 독도)의 건에 대해 본방(本邦'일본)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는 지령(메이지 10년, 1877년 3월 29일)을 내린다.
이 지령문을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2005년 5월 20일 직접 열람한 우르시자키 목사는 당시 지령문의 부속지도인 '기죽도약도' 한 장이 봉투 속에 수납되어 있던 것을 처음 찾아내 공개한 것이다.
이 '기죽도약도'에는 기죽도(울릉도)에서 조선을 바라보면 서북에 해당되며 해상으로 약 50리 정도, 송도(松島'독도)에서 기죽도까지 서북쪽으로 40리 정도, 오키도고 후쿠우라에서 송도까지 서북쪽 80리 정도라고 적혀 있다.
우르시자키 목사는 "일본의 일부 학자들은 이 태정관 지령에 나오는 '일도'가 독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시마네 현이 내무성에 제출한 '기죽도약도'를 보면 이 일도가 송도, 즉 독도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증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의 국회 심의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의 '죽도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도, 일본의 영토인 것은 아무 의심도 없다'는 기자회견 등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믿고 있다"며 "국가가 사실과 다른 인식을 국민들에게 나타낼 때 많은 국민들은 혼란을 일으키고, 이 같은 믿음이 국민 사이에 침투 확대되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시자키 목사는 "우리가 자기 인생의 역사를 지울 수 없듯이 국가도 스스로 나라의 역사를 지울 수는 없다. 나라의 역사를 진심으로 배우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친다면 그 위에 새로운 미래를 쌓아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태정관 지령에서 말하는 '외일도'(外一島)를 일목요연하게 확증해 주는 '기죽도약도'라는 한 장의 지도가 역사적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내는 것처럼 역사적 자료에 관심을 갖고 이것을 존중함으로써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에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후 "총리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나름대로의 고민의 지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도 문제를 잘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한일 양 국민들이 편협한 민족주의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국가는 특히 냉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양국은 냉정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역사적 사실과 자료에 눈을 돌려 이를 검증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 지금까지 쌓아 올린 한일 우호관계를 지속시키고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르시자키 목사는 일본 그리스도 개혁파 목사로, 다른 목회자들과 함께 그동안 일본에서 국기와 국가 제정 반대 운동 국회청원, 신사참배 반대 성명 발표, 한국 정신대 문제의 실상 고발 등의 활동을 해왔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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