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초례봉 길 10km '힐링 로드' 조성

동구청 9월까지

팔공산 초례봉 주변 휴양림이 '이야기가 있는 힐링로드'로 조성된다.

대구 동구청은 20일 초례봉 주변 숲길 조성에 5억원을 들여 안내판 및 목재계단 설치 등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공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사는 9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힐링로드는 신서혁신도시 북서편에 있는 나불지에서 시작돼 소나무숲이 울창한 지역을 지나 초례봉 정상(해발 636m)을 거친 뒤 동내골로 내려오는 10㎞ 코스다.

지난해 2월 이곳에서 줄기가 여러 개로 이루어진 희귀 소나무와 참나무 수백 그루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곳 소나무는 대부분 30~50년생으로 졸참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 인근에 경북대 대구학술림도 있어 남녀노소가 등산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동구청은 초례봉 등산로의 장점을 활용해 명상 공간, 맨발 흙길, 삼림욕장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빼어난 자연조건에 이야기도 입혔다. 초례봉은 '초례(醮禮)'라는 이름 덕분에 갖가지 구전이 전해내려오고 있다. 동구청은 결혼 전 예비부부가 등산하면 결혼생활에 좋은 결과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개발해 젊은 층의 등산객을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초례봉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군의 포위망을 뚫고 살아난 뒤 '다음 전투에서는 반드시 이기게 해 달라'며 제(祭)를 올린 곳으로 잘 알려졌는데다 초부(樵夫'나무꾼)가 이곳에 나무를 하러 왔다가 선녀와 만나 이 봉우리에서 초례(전통혼례식)를 치렀다는 설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예로부터 팔공산은 병든 이들이 많이 찾아와 치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장 조사를 통해 인근 주민들로부터 지역에서 내려오는 야화 등을 수집해 더 많은 스토리텔링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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