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데이비드 뉴먼 지음/ 김성훈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누구나 한 번쯤은 의사의 진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품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증상이 발현되고 3~7일 정도가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환자들의 이런 '절박함'과는 달리 의사들의 태도는 건성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환부를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은 7일에서 10일 정도 지속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이 말은 곧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나아갈 즈음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환자들은 병원에 온 이상 무엇이라도 얻어 가고자 하다 보니 이런 경우 의사들이 가장 흔하게 처방하는 것이 바로 항생제다. 의사들은 환자가 항생제를 먹든 먹지 않든 며칠 사이에 병이 나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의식을 잃은 주인공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심폐소생술의 성공률은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이것이 살아날 확률이 거의 없는 환자에게까지 무리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병원의 비리를 고발하거나 현대 의학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자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학의 진실을 모두 까발리고 나면, 이러한 두려움을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은 '소통의 문제'라는 것. 의사와 환자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면 우리는 의미 없는 검사, 불필요한 엑스레이, 효과 없는 알약 등의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352쪽, 1만3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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