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박근혜 대통령, 통합'실적'시대정신 존중하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취임했다. 남성 중심의 대한민국에서 처음 배출한 여성 대통령이라는 큰 획을 그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밀어닥친 삼각 파고를 헤치며, 향후 5년간 이루어야 할 일은 딱 3가지이다. 통합과 실적 그리고 시대정신을 존중하는 통치를 펴달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실질적 핵 보유국의 대열에 올라선 북한 문제, 끝이 보이지 않는 국내외 경제 위기, 저출산 고령화와 심화되는 양극화의 3가지 큰 숙제를 안고 출범했다.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를 걸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통합의 문제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 반대파까지 포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통합의 첫걸음은 특정인, 특정 지역, 특정 대학, 특정 계층만 편애하지 않는 것이며, 정당한 반대나 쓴소리, 직언을 넘어선 고언(苦言)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다. 출범 전 조각이나 청와대 인선에서 드러났듯이 능력만 앞세워서 도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인사를 멀리해야 하며, 인재를 골고루 발탁해 쓰는 탕평(蕩平) 정신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진정한 대정치가는 흠결 없는 능력자이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지닌 인재를 국정의 동반자로 발탁하는 통 큰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

다음은 중진국의 덫에 걸려 있는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실적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실적을 사회 전 계층이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도록 분배의 황금률을 찾아내야 하며, 부정부패를 일소할 경제민주화와 복지 선진화에도 성과를 내야 한다.

지난해 7월 19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한 후, 성장 동력을 잃고 앞날이 불투명한 대한민국호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양극화 심화로 불거지는 사회 분열까지 치유하려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켜야 한다. 어려운 과제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에 대해 기대한다. 문제는 '창조경제'에 어떤 내용을 채울 것이냐 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시대정신을 감안한 리더십을 보여 주는 일이다. 오늘날 시대정신은 시민 민주주의의 구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새로운 시대정신인 시민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려면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와 언론 심지어는 여권을 향해서도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 대화하면서 그들의 입장과 견해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시민 민주주의는 이성적인 민중과 위대한 지도자의 합작품임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그래서 5년 뒤, 청와대를 떠나는 그날 박근혜 대통령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행복한 마음으로 하나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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