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 2호선 개찰구와 승강장 내부 천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약 2m 안팎의 간격으로 설치돼 있었지만 연기가 많이 발생했을 때 대피 경로를 알리는 축광형 표시는 없었다. 반면 1호선 개찰구와 승강장에는 스프링클러뿐 아니라 축광형 표지가 시각장애인 유도타일에 붙어 있었다. 그런데 1호선 명덕역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대합실에만 설치돼 있고 승강장에는 없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0주기를 맞았지만 화재 대비 시설이 제각각이다. 상당수 대구도시철도 역사에는 여전히 스프링클러가 없고, 축광유도타일과 수막시설 등 화재 방지 시설도 부족한 상태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대합실과 승강장에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도시철도 역은 전체 59개 역 중 9곳으로 전체의 15.3%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는 물이 천장에서 뿌려지기 때문에 스크린도어가 없으면 물이 승강장 내 고압선을 건드려 누전이나 감전과 같은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고 했다.
1호선과 2호선의 안전시설에도 차이가 있다. 2호선 범어역 승강장에는 제연경계벽 앞에 물로 막을 만들어 연기를 차단하는 수막설비가 돼 있지만 1호선 명덕역에는 이런 시설이 돼 있지 않다.
그러나 2호선 역엔 1호선에 있는 축광유도타일이 붙어 있지 않다. 가장 최근에 개통된 2호선 경산 연장 구간의 역 3곳은 1, 2호선에 설치된 모든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처럼 도시철도 역마다 갖춰진 안전시설이 각각 다르다 보니 안전시설의 차이 때문에 재난 발생 시 피해 정도도 다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강모(30'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역마다 설비가 각기 다르다면 도시철도 역에서 화재가 났을 때 대피나 탈출이 쉽고 어려운 것이 복불복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손모(37'여'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대합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있길래 승강장에도 있는 줄 알았다"며 "만약 승강장에서 불이 나면 속수무책 아니냐"고 염려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각 도시철도 역사마다 화재 등 안전대비 시설에 차이가 나는 것은 각 역사의 구조나 도시철도 건설 당시 마련됐던 안전시설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2호선에 축광유도타일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2호선의 안전시설만으로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