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년 기대주 꼬리표 떼고, 올해는 뭔가 보여줄 것"…삼성 외야수 우동균

전지훈련서 물오른 타격감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서 김태균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우동균.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서 김태균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우동균.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우동균은 지난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군 복무 후 내심 주전 한 자리를 꿰차겠다며 전지훈련부터 부지런히 몸 만들기에 나섰지만, 1군 무대의 벽은 높았다. 게다가 5월 25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 첫 타석에서 1타점 2루타를 날린 뒤 1사 2, 3루 상황에서 이정식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다 왼쪽 손가락 골절을 당해 한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26경기서 48타수 9안타 타율 0.188, 1홈런 5타점 1도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시 한 번 밟게 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 우동균은 올해는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젠 정말 야구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야구 인생을 접고 싶진 않습니다."

대구칠성초'대구중'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08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우동균은 빠른 발놀림과 뛰어난 수비, 깔끔한 타격자세로 '제2의 장효조'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입대 전 간혹 1군 무대서 결정적 순간, 안타를 터뜨려 대구 야구팬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2011년 군 복무를 마친 뒤 야구에만 전념하겠다고 했으나, 비집고 들어갈 외야자리는 없었다. 관록을 앞세운 박한이와 강봉규, 신인왕 출신 배영섭이 버티고 있고, 빠른 발을 가진 정형식이 알토란같은 역할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올해마저 주춤거린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게 될 겁니다. 정말 올해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게으르다는 주위의 평을 들었던 우동균은 괌 1차 전지훈련에서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힘에 의존하던 타격 자세도 수정을 가했다. 한결 부드러워진 스윙은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 캠프서 가진 연습경기서 적잖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우동균은 14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16일(LG전)에도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19일 가진 요미우리전에서도 삼성의 톱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등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갔다. 24일 SK전에서도 2루타 한 개를 때려낸 우동균은 오키나와서 삼성 타자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우동균은 "장타 욕심을 버리고, 짧고 간결한 스윙을 하니 확실히 공을 잘 맞힐 수 있게 됐다. 현재 타격감은 좋다. 그러나 아직은 외야 후보다"면서 "남은 전지훈련기간뿐 아니라 시범경기 때까지는 남들과의 경쟁을 신경 쓰기보다 내가 준비한 것들을 더 많이 보인 뒤 개막전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과 대구의 팬들은 우동균이 장효조-양준혁으로 이어지는 상원고 출신 왼손타자 계보를 이을 대형 선수로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 역시 올해는 치열한 주전 경쟁서 살아남아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반드시 떼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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