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위 과정의 영화학교는 국내에서 많은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왔다. 초기 영화이론 중심의 영화 관련 전공을 시작으로 점차 제작전공으로 확대되었으며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고 싶으나 많은 학비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국립대학에도 유사전공이 신설되어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또한 2000년대 들어서 학점은행제 교육과정을 통한 학위 취득이 늘어나면서 외국의 우수 직업학교를 벤치마킹한 4년제 학사학위과정의 영화학교도 많아졌다.
이렇게 영화 관련 학위 과정이 폭발적으로 교육기관에서 늘어난 데는 가장 대중적인 예술에 대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교육기관들 역시 입시에 도움이 되고 역동적인 학교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관련 학과가 좋은 그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학과를 개설하고 보니 골치 아픈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학과에서는 끊임없이 비용이 많이 드는 장비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갑자기 중도에 이 길이 아니라며 전공을 포기하는 학생들 때문에 재학률 관리도 쉽지 않다. 거기다 취업은 만만한가? 실제로 모두 취업은 하지만 영화 현장이나 프로덕션 등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이 아직 많아서 교과부의 취업률에는 포함되지 않아 졸업생은 취업했으나 취업이 증빙되지 않는 '유령'이 되어 학교 전체의 지표를 떨어뜨려 학교를 퇴출대학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적어도 학위 과정 교육기관에서 영화학교를 개설하거나 유지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이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전공은 대학 입시에 유리하지만, 취업률과 재학률의 불이익을 미리 각오해야 한다. 또한, 해당 전공은 장비와 실습실 등 큰 비용이 지출되지만, 대학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는 '얼굴마담'의 성격 이점만 감안하고 학교의 재정적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실질적으로 예술전공은 구조상 정부지원사업을 신청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적으로 이익이 되는 영상전공을 만들고 싶다면 해외의 일부 사례처럼 공대로 소속을 두고 사업을 진행함이 타당하다.
만약 이러한 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일부 대학의 사례처럼 사실상 입학생의 정원 제한이 없어 실질적으로 사업의 이익 창출이 가능한 학교 내의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으로 운영하거나 재단의 독립기관으로 영화학교를 설립함이 도움될 것이다.
기존의 대학운영 시스템이 '냉장고'이고 영화전공이라는 '코끼리'를 데려와 그곳에다가 넣을 것을 학과에 압박한다면 그 누가 해낼 수 있겠는가?
결국, 학과 폐지나 학교에 이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공으로의 전환만이 이루어질 뿐이다.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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