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거탑'이란 군(軍) 시츄에이션 드라마가 있다. 이등병에서 말년 병장에 이르는 분대원들이 일으키는 좌충우돌 군대 이야기로, 군 복무를 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하얀 거탑'이 메디컬 드라마라면, 병영을 무대로 사병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푸른 거탑'은 군대의 일상과 사병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7080 병영일기'라는 책은 1970년 말에서 80년대 초까지의 병영 생활을 그렸다. 그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이고, 신세대들에게는 군대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면역체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쓰는 병영일기'라는 책도 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잠 못 이루는 엄마와 철부지에서 늠름한 군인이 되어 가는 아들이 함께 써내려 가는 병영일기이다.
36개월에 이르던 군 복무 기간이 지금은 2년도 채 안 되는 21개월로 줄어들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병영에서의 각별했던 일상을 젊은 시절의 한갓 추억쯤으로 얼버무리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부모의 유별난 보호 아래 고생 모르고 자란 요즘 신세대의 병영일기는 더 그렇다.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 전방 사단의 신병교육대 수료식장은 사뭇 상기된 정경이었다. 5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이등병 계급장을 다는 아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불원천리 달려온 어머니의 눈동자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수료식장에 일사불란하게 줄지어 선 아들의 얼룩무늬 전투복에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며 아버지는 가슴이 저려 온다. 가족과 함께 살던 때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며, 남은 군 생활도 잘 해낼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아들의 목소리에 어머니는 다시 눈시울을 붉힌다.
철없고 나약하게만 보였던 아들이 군 입대를 하지 않았다면 부모 자식 간에 그토록 절절한 편지를 주고받을 기회가 있었을까. 아들의 병영 생활은 감동의 가족 스토리를 엮어낸다. 나라와 가정의 소중함을 적나라하게 일깨워주는 사랑과 소통의 시공간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권리와 의무를 애써 외면하고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이 땅에서 부와 권력과 명예를 톡톡히 누리고 사는 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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