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일대, 해금강 한눈에…대마도까지 보이네
조망이 아름다운 곳이다. 남해 바다에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 중 가장 돋보이는 섬이다. 다대포 몰운대는 물론 거제 일원의 산봉우리와 해금강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으며 대마도도 보인다.
등산 중 멈춰 서는 곳마다 조망대다. 2010년 개통된 거가대교로 인해 한때는 인산인해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과 솔숲으로 무장해 봄의 기운을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이 가덕도 연대봉(458.6m)이다. 연대봉 외에 북서쪽에도 삼박봉(311m), 웅주봉(339m) 등이 솟아 있다. 동쪽 바다에 강금봉(201m). 응봉산(314m). 매봉(359m)이 연대봉과 연계해 철옹성을 구축했다.
◆사면 바위봉인 응봉산 정상,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
등산의 시작점은 천가동이 있는 동선마을이다. 마을 임도를 통해 새바지로 이동하면 산불감시초소에 진돗개와 관리하는 사람이 보인다. 조금 가파르지만 숲길은 더없이 좋다. 강금봉까지는 계속 오름길이다. 간간이 뒤돌아보면 죽도를 비롯한 부산 신항이 바라보이고 그 너머로 진해 불모산을 비롯해 주변의 크고 작은 산들이 파노라마를 그린다.
강금봉을 지나면 등산로가 다소 느슨해진다. 완만한 능선 곳곳에 소나무가 우거지고 바다가 조망된다. 등산 중 최고의 조망처는 바위능선 있는 전망대다. 전방엔 독수리 부리 같은 응봉산이 하늘을 향해 우뚝하고 좌측은 시퍼런 남해 바다가 넘실댄다. 응봉산 정상까지는 아기자기한 등산로에 운치 있는 소나무가 도드라져 주변의 풍광이 한 폭의 동양화다. 응봉산까지는 10분 거리다.
응봉산 정상은 사면이 바위봉으로 형성되었다. 동쪽은 아찔한 절벽, 사면이 통바위다. 산과 바다, 암봉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조금 전 지났던 전망대를 돌아보면 마치 계룡산의 자연성능을 보는 듯하다. 한 가지 의문이라면 가덕도의 최고봉은 연대봉인데 그보다도 훨씬 낮은 응봉산이 산으로 매김 되었다는 사실이다. 추론이긴 하겠지만 그만큼 응봉산의 모양이 군계일학처럼 빼어나게 돋보였을 수도 있다.
◆6개 봉우리…거가대교 개통 후 등산로도 다양해져
내림길에 기이한 형상의 산부인과굴을 통과한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계단 길을 내려오면 네거리 안부인 누릉령이다. 좌우 임도로 탈출하면 어음포와 새바지로 갈 수 있다. 여기서도 산불감시초소와 지키는 사람이 있다.
오름길을 15분여 오르면 332m봉이다. 등산로는 우측으로 꺾어지고 매봉 못 미쳐 좌측으로 비스듬히 틀면서 내려선다. 등산로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간간이 있어 이곳이 섬 산이 아니라 마치 육지의 고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안부인 고개에는 산불감시초소와 화장실 건물이 있다. 가덕도 연대봉 등산로와 갈맷길이 합세하는 지점이다. 많은 사람이 몰린다. 우측 임도를 따르면 천성동이나 대항리, 천가동으로 연결되고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800여m로 약 15분 거리다. 등산로를 따르는 동안 간간이 갈맷길 이정표에 멋진 말들을 적어 놓았으나 문맥과 이치에 맞지 않는 말들이 많아 웃음을 짓게 한다.
연대봉 정상에는 봉수탑이 있다. 정상 표지석 주변에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국수봉 너머 남해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이 망망대해와 어울려 그림 같고 서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거대한 남해 바다 해저로 스며들어 가덕대교와 연결되는 침매터널이 발아래 보인다. 그 너머로 가덕대교와 거제도 일원이 아스라하다.
내림길은 크게 두 군데, 연대봉에서 남쪽으로 직로를 택하면 새바지 선착장으로 해서 대항리로 이어지고 우측 능선 길로 쭉 내려서면 천성만과 천성리로 내려선다. 몇 해 전만 해도 등산로가 다양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덕도에 거가대교와 부산으로 연륙교가 놓이면서 섬이 육지가 되어 버렸다.
정자를 통과해 한참을 내려서면 임도 삼거리다. 자가용 차량이 빈번한 곳으로 전체 등산로 중 가장 주의해야 할 하산지점이다. 직진하는 차량도로를 따라 천성동으로 내려설 수 있으나 많이 둘러야 한다. 직진하는 임도와 우측임도 사이에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있다. 58번 국도가 있는 굴다리 아래를 통과하면 천성동이다.
◆"천성동 주변 임도주차 딱지 조심하세요"
승용차로 등산에 나섰을 때. 주차문제로 마찰이 가장 많은 곳이 천성동 일원이다. 일요일인데도 내림길 임도와 천성동 곳곳에 강서구청에서 무차별적으로 범칙금 통지서를 발부한다.
천가동 동선에서 등산을 시작해, 강금봉·응봉산·연대봉을 거쳐 천성리로 하산하는 데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천성리에 횟집이 몇 군데 있지만 자연산이란 명목으로 회가 다소 비싸다. 가덕도의 최고 횟감은 숭어지만 일본말로 '이시가리'라 불리는 횟감은 1㎏당 15만원이 넘는다.
가덕도는 낙동강이 흘러들어 남해와 만나는 지점이다. 강에서 떠내려 온 모래가 거대한 띠처럼 형성된 모습도 볼 수 있다. 등산로가 다양해 잘만 선택하면 가족 산행지로 최적인 요건을 갖췄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래 창원군에 속해졌으나 1989년 부산시 강서구에 편입되었다. 섬은 전체적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높은 산봉우리가 많다.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와 침매터널은 조망의 백미다. 부산 강서구 천가동에서 가덕도를 거쳐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다리이다. 3.5㎞의 2개 사장교와 3.7㎞의 침매터널, 1㎞의 육상터널로 이루어져 총 길이는 8.2㎞에 달한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거제(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거제 고현터미널) 간 통행거리는 기존 140㎞에서 60㎞로, 통행시간은 기존 13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었다. 대구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면 오후 7시 전에 돌아올 수 있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