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언제 밥 한 번 먹자"로 인사가 바뀌었다. 좋은 사람과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가족 외식 계획을 세우다 보면 선뜻 식당과 음식 메뉴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멋진 곳에서 양식을 할까? 횟집을 갈까? 고기를 먹을까? 무난하게 한식집으로 할까? 의견이 분분해진다.
가족 회식은 물론 친구들 모임, 직장 동료 간 회식 등 친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엔 돼지갈비집이 무난한 편이다. 가격도 적당하고 모두 편안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돼지갈비집은 대부분 맛이 엇비슷하지만, 가끔 특이한 맛을 내는 집이 있다. 숯불돼지갈비는 1980년대 처음 대구에 첫선을 보였다. 등장하자마자 그 화려한(?) 맛으로 단번에 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삼겹살과 함께 가장 대중적인 외식의 대명사로 정착했다.
'안동숯불갈비'는 대구 북구 국우동 칠곡 3지구에 있는 돼지갈비 전문집이다. 주변에 음식촌이 있지만, 특유의 맛으로 입소문 나 동네 주민은 물론 먼 곳에서 찾아올 정도로 단골손님이 생겼다. 단골손님들은 "주인 진경주 사장은 넉넉한 음식 인심으로 소문난데다 종업원들도 한결같이 친절해 맘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안동숯불갈비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한방 양념갈비'다. 진 사장은 안동에서 식당을 경영한 경험을 살려 돼지갈비에 한방 약재를 가미하여 약선갈비의 맛을 낸다. 한방 양념갈비는 황기, 계피, 감초, 당귀, 구기자, 대추, 천궁, 작약 등 14가지의 약재를 달인 맛국물에 돼지갈비를 하루 동안 재워 다음 날 손님상에 올린다. 돼지갈비 전문집이라 기본 반찬은 단순한 편이다. 요즘처럼 채소가격이 치솟는 때에 풍성하게 담아내는 야채 소반이 눈길을 끈다. 가족손님 중 어린이들이 많아 별도로 카레도 선보인다.
손님들은 대부분 한방 돼지갈비를 주문한다. 하지만 돼지갈비보다 '차돌박이'가 먼저 선보인다. 돼지갈비를 굽기 전 맛보기 음식인 셈이다. 일단 고들고들한 차돌박이를 구워 입맛을 본 후 한약재가 푹 밴 양념 돼지갈비를 굽는다. 숯불에 갈비가 지글지글 익어가면 달콤하고 향긋한 한약재 냄새가 솔솔 풍겨와 식욕을 자극한다. 그 유혹을 못 견뎌 양파 양념소스에 찍어 갈비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아! 바로 이 맛이야' 하는 느낌이 입안에 감돈다. 연하면서 강한 감칠맛으로 인해 쉽게 젓가락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
칠곡농협 김희승 계장은 "시중에서도 한방 약재로 양념한 돼지갈비는 쉽게 맛볼 수 없다"며 "몇 달 전 친구 소개로 한번 맛본 후 단골이 됐다"고 한다. 허진구 계장도 "점심으로 돼지갈비를 먹기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가마솥 쇠고기 국밥을 먹으러 왔다가도 한방 갈비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고기 음식을 즐기는 이영오 주임은 "씹을 때 한방 갈비의 그 독특한 향이 입안에 감도는 걸 느낄 수 있어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으며 주인과 종업원이 한결같이 친절해서 편안하다"고 평가한다.
임성준 주임은 "한방 양념갈비는 먹을 때마다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채소가격이 장난이 아닌데도 상추와 깻잎 등을 푸짐하게 내는 정성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다. 김차섭 대리도 "고기를 먹을 때마다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이 집에 오면 한약재에 절인 갈비라 많이 먹어도 별걱정이 안 된다"고 한다.
숯불에 살짝 익힌 한방 갈비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싱싱한 봄동, 깻잎, 상추를 함께 버무려 낸 겉절이가 입맛을 상큼하게 해준다. 진 사장은 "갈비는 대전에서 유황을 먹여 키운 돼지라 맛이 다를 것"이라고 소개한다. 고기를 실컷 즐겼지만, 이 집 비장의 무기인 '가마솥 쇠고기 국밥'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와 대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전통간장으로 간을 해 시원한 맛을 낸다. 마치 집에서 끓인 듯한 편안한 맛이라 점심 때에는 국밥손님이 줄을 잇는다. 진 사장은 "모든 음식을 가능하면 내 손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몸에 좋은 음식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24시간 영업해 늦은 밤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한방 양념갈비(200g) 6천원, 생삼겹살과 생목살(150g)은 각 7천원, 차돌박이(150g'미국산) 5천원, 주원산 생오리(한 마리) 1만5천원, 훈제 1만8천원이다. 점심 특선으로 가마솥 쇠고기국밥(5천원)을 3천원에 제공한다. 갈비 김치전골 6천원, 차돌박이 된장찌개 5천원이다. 대구시 북구 국우동 1094-9. 예약은 053) 324-0900.
◆'우리 직장 단골집'이 '이맛에 단골!'로 바뀌었습니다. 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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