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의 조그만 관심으로 참기름 한 병이라도 사 주면 장애인들의 자립기반을 돕는 데 커다란 힘이 됩니다."
2월 27일 대구의료원 건너편에 위치한 장애인 공동작업장 ㈜디유(대표 민윤기'58). 30㎡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직원들이 주문받은 참기름을 짜느라 분주했다. 참깨를 세척하고 볶고 정선을 거쳐 마지막 착유기에서 참기름을 뽑았다. 작업이 힘들지만 고소한 참기름 냄새에 모두 즐거움이 넘쳤다. 뽑은 참기름은 300㎖ 병에 가득 채워져 2병, 3병 단위로 포장됐다. 한 교회에서 주문한 참기름이다.
디유는 다운증후군 학부모들이 출자해 2005년 설립한 장애인 공동작업장이다. 주주는 70여 명이 200만~300만원을 출자했다. 디유는 지난해 10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돼 참기름 가공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 1천여만원을 투자해 하루 250병 참기름 생산시설을 갖췄다. 아직 주문량이 많지 않아 월 평균 150병 정도 참기름을 짜고 있다. 가격은 한 병에 6천500원으로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올해 설 연휴 땐 선물용으로 800만원가량을 판매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 복지증진과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 현재 디유에 근무하는 직원은 장애인 6명과 취약계층 일반인 7명을 포함 모두 13명이다.
"주식회사 형태로 장애인 공동작업장을 운영하는 곳은 아마 전국에서 유일할 거예요. 매달 달서구로부터 발암물질 검사를 받고 품질 좋은 참깨를 사용해 참기름도 고소합니다."
디유 창설 멤버인 민윤기 대표는 8년 동안 공동작업장을 이끌고 있다. 급여도 한 푼 받지 않고 순수 자원봉사로 임하고 있다. 참기름 사업은 아직 영세해 교회나 친인척, 학부모 위주로 소량 주문 생산을 하고 있다. 민 대표는 올해 참기름 사업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판매처도 관공서나 학교급식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작업하다 보니 장애 정도가 많이 완화되는 것 같아요. 매일 근육을 움직이고 규칙적인 식사가 도움이 됐지요. 의기소침한 성격도 매우 밝아졌어요."
처음엔 장애인들이 작업장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자리에 앉아 집중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일터를 제공한 게 즐겁다고 민 대표는 전했다.
디유는 참기름 가공 외에도 세탁기 받침용 사출고무 손질과 수출용 자동차 스티커 작업, 옷핀 포장 등 다양한 일감을 업체에서 받아 작업을 하고 있다.
민 대표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둔 아버지다. 아들은 대구다운회 공동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민 대표는 아들 때문에 디유와 인연을 맺었고 틈틈이 자판기 운영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민 대표는 "예비 사회적 기업인 디유를 올해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매출액이 높아지면 장애인들의 자립기반 확대를 위해 대구 구'군 단위로 장애인 공동작업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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