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명이 15∼30곳 담당 학교전담경찰 '헉헉'

전화 한 통화면 즉각 대처 폭력 예방도 가시적 효과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와 '우리 학교 경찰관' 제도가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대구시내 9개 경찰서마다 '학교전담경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초'중'고교 교사들은 이 제도가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이 각 경찰서당 2명밖에 배치되지 않은 탓에 많은 학교를 책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구 서구의 A중학교 근처에서 가출 청소년 2명이 A중학교 학생 3명들의 돈을 빼앗는 현장을 목격한 교사가 경찰에 바로 연락해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이 출동해 돈을 빼앗던 청소년을 붙잡았다. 이 학교 교사는 "교사와 경찰 사이의 핫라인이 잘 구축된 덕분에 5분 만에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었고 학생들도 돈을 빼앗기지 않고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내 각 경찰서에 배치된 학교전담경찰관은 총 27명이고 이 중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만 전담하는 경찰관은 14명에 불과하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시내 초'중'고등학교는 총 433곳이다.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15~30곳의 학교를 맡아 학교폭력 예방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대구 서부경찰서의 경우 서부경찰서 담당 지역 내 31개 학교가 있지만 이를 2명의 학교전담경찰관이 절반으로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우리 학교 경찰관들 또한 담당 지역 내에 발생하는 범인 검거와 지구대 담당구역 순찰이 먼저이기 때문에 각 학교 특성에 맞거나 학생들과 좀 더 밀착된 범죄예방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서구의 B중학교의 학생부장 교사는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경찰의 인원이 적은 탓에 학생들과 깊이 상담해 선도하는 방식이 잘 이뤄지지 않는 듯하다"며 "학교폭력 담당 경찰이 학교폭력 업무에만 좀 더 집중한다면 선도 위주의 학교폭력 예방업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를 전담하는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경찰과 학교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아닌 예방 교육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대구 서구 C중학교 학생부장 교사는 "학생들과 학교를 담당하는 경찰과 친교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담당 경찰관의 업무가 바쁜 탓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인력을 좀 더 늘려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의 학교폭력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학교전담경찰관의 숫자를 더 늘려서 2017년에는 적어도 경찰관 1명당 10곳의 학교를 담당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키워드

학교전담경찰관'우리 학교 경찰관='학교전담경찰관' 제도는 경찰서 담당 구역 안에 있는 초'중'고교와 협력체계를 만들어 학교폭력에 관한 정보와 대응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학교 범죄 예방 교육과 학교폭력 피해자 상담도 한다. '우리 학교 경찰관' 제도는 각 초'중'고교마다 형사계 경찰 1명과 지구대 경찰 1명을 지정, 학교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