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최고 19℃까지 오른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는 봄과 겨울이 공존했다. 두툼한 점퍼와 겨울 코트를 걸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얇은 봄옷을 입고 포근한 봄 날씨를 만끽하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새 학기를 시작한 대학교에는 한껏 멋을 내려고 얇은 봄옷 한 장만 걸치고 나왔다가 아침저녁 뚝 떨어진 기온에 감기 몸살을 앓는 학생들이 많다. 신입생 박영우(20'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요즘은 옷장 앞에서 무엇을 입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한다"며 "3월이라 겨울옷을 걸치기가 머쓱해 봄옷을 입고 나왔다가 감기에 걸려 신학기부터 감기약을 달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일교차가 극심해지면서 달갑지 않은 손님인 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도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낮에는 기온이 크게 올라 4월 초순에 해당하는 봄 날씨를 보였다. 봄기운이 계속 올라오는 8, 9일에는 낮 기온이 20도를 넘을 전망이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나는 환절기에 접어든 것.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봄 감기'를 앓는 사람들로 병원은 연일 북새통이다.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한 내과의원에 따르면 환절기로 접어들면서 감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지난달보다 10%가량 늘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평균 월별 감기 진료환자 현황을 보면 환절기인 3, 4월과 9, 10월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증가했다.
심평원은 '봄 감기'에 대해 "봄에는 일교차가 심해 체온이 불균형해지기 쉬워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지고 황사나 꽃가루, 각종 미세먼지 등이 호흡기를 자극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면역력이 어른보다 약한 어린이들은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소화기 증세가 감기와 함께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감기는 외부 바이러스와 면역력 약화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활 속 예방이 중요하다"며 감기주의보를 내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권의정 연구원은 "감기에는 특효약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감기 치료는 증상을 경감시키는 것이 목적이다"며 "따뜻해지는 봄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생활 속 위생, 체온 유지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백화점 등 의류상점들은 봄옷 마련에 나서는 손님 맞기에 분주했다. 상점을 꽉 채웠던 겨울옷들은 자취를 감추고 봄내음을 물씬 풍기는 옷들이 진열대에 걸려 있다. 마네킹들도 화사한 색상의 봄옷으로 갈아입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 의류상점에서는 겨울철 팔지 못한 겨울옷들을 처분하기 위해 50~70%의 가격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다. 상점 종업원 이종우(28) 씨는 "가격이 파격적으로 내려간 겨울옷을 다음 겨울에 대비해 미리 사두려는 손님들도 있지만 이제는 봄옷을 고르는 손님들이 더 많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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