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대성이앤씨㈜ '미담국수'

한약재 넣고 끓인 토종닭 육수 "깊고 시원~한 맛"

국수의 기본은 면과 육수다.

그중 육수는 국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지금까지 냉면을 제외한 면 요리의 주를 이루었던 것은 해물이었다.

그동안 해물 육수를 사용한 면 요리는 가볍고 깔끔한 맛이 장점이지만 포만감이 부족했다.

또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해물 육수의 한계로 지적됐던 영양과 포만감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고기육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닭 육수를 이용한 국숫집 가운데는 그런 연유에서 생겨난 곳도 있다.

닭 육수는 국수와 잘 어울리고 단백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경부선 고모역에서 시지 방향으로 300m 거리에 있는 '미담국수'(대구 수성구 가천동)는 국수전문점이다. 자리에 앉아 주문한 것은 모둠 세트. 수육과 닭살무침, 부추전, 만두, 국수 등으로 구성된 메뉴다. 암퇘지를 소금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삶은 수육은 돼지 특유의 잡내가 나지 않는다. 차미성 사장은 "좋은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아도 맛이 난다"고 했다.

닭고기 살과 양배추, 양파, 당근, 오이 등으로 무친 닭살 무침은 새콤매콤달콤하다. 들기름을 사용해 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메밀 피에 꿩고기가 들어간 만두는 여느 만두와는 다르다. 혀가 꿩고기 맛을 바로 알아낸다. 그만큼 맛있다. 대성이앤씨 노광해 실장은 "너무 맛있어 몇 개 더 먹었으면 하지만 개수가 적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국수는 입맛대로 선택하면 된다. 닭개장국수와 닭칼국수, 누름국수, 멸치국수 등 선택의 폭이 넓다. 닭개장국수와 닭칼국수는 토종닭과 당귀, 감초, 황귀, 오가피, 엄나무 등 한약재 10여 가지를 넣고 24시간 끓인 육수를 사용한다. 담백하면서도 진하고 구수하다. 기름기 없는 깔끔한 국물이 은은한 한약재 향을 머금었다. 진하게 달인 육수에 토란과 고사리, 들깻가루 등을 넣고 끓인 닭개장국수. 먼저 건더기를 건져 먹은 뒤 국수를 말아 먹는다. 얼큰한 맛이 국수 맛을 더한다. 다소 맵지만, 뒷맛은 깔끔하다. 들깨가 들어가 더 고소한 맛이 난다.

대성이앤씨 김영식 씨는 "술을 마신 다음 날 먹으면 숙취가 덜 느껴진다"며 "국물도 진해 포만감이 느껴져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고 조미료를 넣지 않아 더부룩하지도 않다"고 했다.

닭칼국수는 국물 맛이 인상적이다. 국물 맛이 어떻게 그렇게 순하지 참 신기했다. 담백하고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닭칼국수는 냄새를 잡기 위해 양념을 강하게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집 닭칼국수의 국물 맛은 은은하면서도 깔끔하다. 그러면서도 닭의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국물 몇 술을 떴을 때 바로 감이 왔다. '이 집은 맛집이다'라고. 칼국수 맛의 또 다른 축인 면발이 나쁘지 않다. 적당히 굵고 쫄깃한 면발이 입에 찰싹 달라붙는다. 생면이기 때문이다.

박명주 씨는 "마치 삼계탕 한 그릇 먹고 난 듯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국수에 뭔가 들어간 듯 묵직한 맛이 난다"며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 맛에 마음속까지 개운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끼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진한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속이 은근하게 따뜻해지면서 어느새 송골송골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시각, 후각에 이어 미각까지 시골의 맛이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노 실장 역시 "닭 육수에 생면을 넣은 닭칼국수는 해장에 '딱'이다. 개운한 느낌과 함께 속도 달래주고 진한 육수는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 술 먹은 다음 날 꼭 찾는다"며 "닭칼국수는 질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는 음식"이라고 했다.

누름국수는 밀가루에 콩가루를 넣었다. 그래서 더 차지고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다. 안동에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전통음식이다. 차 사장은 "시집이 안동이라 시어머니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고향의 향수가 혀끝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진다. 콩가루가 들어가 더 고소하다. 노 실장은 "외가가 안동이라 많이 먹은 기억이 나는데, 이 맛이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맛"이라고 했다.

멸치국수는 멸치와 다시마, 북어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여러 가지 고명을 올려 먹는다. 이 역시 깔끔하다. 입맛이 없는 사람을 위해 매콤새콤달콤한 비빔국수도 마련돼 있다.

이 집 중앙 난로에는 항상 삶은 약계란이 준비돼 있다. 멸치 육수에 오가피, 헛개나무, 당귀 등 한약재를 넣고 삶아낸 계란이다. 음식 준비한 후 기다리면서 주로 먹는다. 주말 등산가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문의 053)792-0119.

◆'우리 직장 단골집'이 '이맛에 단골!'로 바뀌었습니다. 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